쨍한 볕살에 뽀오얀 빨래라도 널었으면 싶다. 마냥 계절이 익어 채소 열매는 손수레 가득히 노랗고 빨갛다. 로타리 분수가엔 무지개가 꿈을 꾸고 핑크빛 짙은꽃은 향기 없이도 화려히 웃는다. 계절꽃인「글라디오르스」를 공작 깃털에 조화시켜 보았다. 이 꽃은 원산지가 남아프리카이며「승리」「주의」「견고」등의 꽃말을 갖고있다. 그 내력으로는 옛날 착하고 예쁜공주가 죽으면서 자기가 아끼던 향수 두 병을 무덤곁에 묻어달라고 하면서 아무도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호기심 많은 시녀가 이를 어겨 한 병을 열어보고 묻었다. 다음 해 무덤곁에 두 포기의 풀이돋고 꽃이 피었는데 그 한송이는 향기가 없어, 노한 임금이 시녀를 죽이자 향기가 없던 꽃은 빨갛게 물들며 꽃잎이 칼날처럼 변했는데 이 꽃을 글라디오르스라고 하며, 그 뒤 이 꽃은 처녀의 무덤에 바치는 꽃이 되고 있다고. 제1주지는 공작 깃털로, 제2주지는 이 꽃으로 왼편 대각선상으로 70~80도 기울여 꽂은 다음 제3주지는 오른편 대각선상에 40~50도 기울여 꽂고 입체감 있게 이질 소재를 분리시켜 꽂은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이는 직립형 응용 제1형의 반대모습이며 낮은 콘포트에 꽂아 까만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 두면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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