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교황이 되자 제일 먼저 찾은곳이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로마」에서도 유명한「뜨라스 떼베레」의 빈민굴은 온갖 범죄자들의 온상이기도 하며 인생의 막다른 골목길은 바로 그곳으로 통하기도 했다. 밤이면 깡패와 창녀들이 우글거리기도 하고「로마」에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이 잘못 이 길에 들어서면 온갖 봉변을 면치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난하고 증오에 찬 사람들, 그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아무런 뜻도 없다. 또 여기에는「로마」의 청소부들이 많이 살기도한다. 이곳을 요한 23세는 방문하고 미사를 봉헌하고 그리고 그들에게 성체를 영해 주셨다. 드디어 이들에게도 삶의 뜻을 따뜻하게 느끼게 한것이다. 세상에서 잊혀진 사람들, 「로마」의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는 사람들이 인간 쓰레기로 여기는 바로 그 사람들이었다.
새교황은 인간이면 다 하느님의 자녀고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절망과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일깨워준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로마」에서 유명한 「레지나 첼리」라는 감옥이 있다. 여기서도 미사 봉헌과 성체를 영해주어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다』라고 공산당 기관지「우니따」지가 열을 올리고 칭찬해 마지 않았다. 「우니따」공산당 기관지는 요한 23세를 가리켜『아마 그는 그리스도의 참제자인가 보다』『교회의 모든 사제가 요한 23세 같으면 하느님은 정말로 있을것이다』『인간적인 인간』이라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등극하시고 차례차례 찾은 곳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소 종합병원 3등실 고아원 양로원 탁아소 등이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은 세상이 기억조차 못하는 버려진 사람들, 관심의 대상에서 이미 멀리 사라진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참 목자로서 버림받고 병든사람들을 위해 강생하신 그리스도의 후계자로 손색없는「종들의 종」이 된 요한 23세는 그의 생애가 그렇듯이 소박하고 단순한 신앙가였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떤 가난한 주부가 딸의 수술비가 없어 죽을수 밖에 없다는 기사를 본 요한 23세는 신문을 읽은 즉시 국무장관을 시켜 수술비를 자신이 제공했다. 이런 종류의 얘기는 너무나 많다. 4년 남짓 재직 중 한번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도메니꼬 따르디니 추기경이『성하, 국고금이 다 떨어졌습니다. 도와주시는 것도 좋지만 「바티깐」유지비가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요한 23세는『없으면 못주지. 그러나 있는한 주어야지』하면서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한다.
요한 23세는「바티깐」밖의 외출이 잦았다. 역대 교황 중 어느 교황보다 많았다. 삐오 12세는 오랜 재직동안 공적 외출은 12번밖에 없었다 한다. 그에 비해 요한 23세는 한 달만에 20여 회의 외출로 당황한 것은 이태리정부였다. 「라떼란」조약에 의해 교황의 신상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이태리정부는 수시로「바티깐」을 나오시는 교황이 5분전 10분전에야 통고를 해오니 교통정리 보호경관 배치 등 어려운 점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교황이「바티깐」밖을 나가실때는 적어도 48시간 전에 통고를 하고 이태리정부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지나갈 연도에는 두시간 전부터 통행이 금지되고 10m 간격으로 경찰이 배치되고 경찰 최고간부가 「바티깐」경계선에서부터 목적지까지 에스코터 해야한다. 그러나 산책한다고 해서 차를 부르고『고아원에 가봐야겠다』면서 가시자고 하니 당황할 수밖에. 그래서 「바티깐」과 이태리정부 사이에 수차의 협의끝에 에스코터는 사이카 두 대만, 연도에 경찰은 필요없고 그대신 사이카는 그로부터 교대로 24시간 교황궁전 정문앞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언제든지 참 목자로서 사목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교황이 실무자의 고충을 모르고 선의로만 움직이신다고 불평섞인 말로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불평의 말은 오래지 않아 사라졌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서민적인 교황이고 항상『그리스도가 지금 여기 계셨다면 어떻게 행동하셨겠는가』하고 교황 스스로가 그리스도의 대리자임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고 바로 그 자세가「종들중의 종」의 자세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의 일상생활을 인류구원의 대전제 아래 모든 것은 그 목적에 달성되도록 해야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실된 인간은 진실되게 사는 것이다. 이론이 아니라 참삶의 방법은 참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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