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전을 연신 윙윙댄다. 어디를 겨냥하는 화살인지도 모르는 귀찮은 소음. 견디다 못해 벌떡 일어나보디 창문 너머에 커다란 백열등이 한낮인양 비친다. 『이 밤에 누가 … ?』아니! 달이다. 보름인가보다. 모기장 밖으로 나가 대청마루에 넋없이 걸터앉았다. 월광곡이라도 들려왔음 좋겠다. 찌는듯한 낮과는 달리 싸늘한 기류속에 깊은 호흡을 들이켜본다. 온통 내 세상인양 가슴을 활짝펴고 괜히 즐겁다. 고요히 흐르는 구름을 쫒으며, 「그 누군가가 달을보 며 읊었던 아름다운 귀절을 읊조리며 상쾌한 긴장감으로 이 밤을 새고 싶어라.
사계절에 걸쳐 끝이지 않는 출하의 모습은 지칠줄 모르는 인내의 여인상같은 하얀 국화. 꽃말처럼「순수」한 모습이 성스럽기도하다. 숙근초에 속하는 내한성 다년생 초본으로 그 종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여 10월이 되면 여러 대학, 혹은 식물원 주최로 국화전시회를 해마다 열어 귀한 품종을 선보이며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돋구기도 한다. 지난해 H여대 국화전을 보러갔을때 대접받은 하얀접시 위에 기름기가 짜르르하고 파삭한 국화 튀김은 내 육신을 온통 가을향기에 젖게하는것 같아 퍽 인상적이었다.
어느덧 8월. 이 폭염의 기승도 얼마남지 않았을 게다. 다정한 모습으로 기도하는 여인처럼 2등변 삼각형의 서양꽃꽃이로 긴 콘포트에 균형맞게 높다랗고 뽀죽하게 꽂았다. 잎을 많이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증발이 많으므로 요즈음은 자주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고 특히 선풍기 바람과 햇빛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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