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곳 도계 탄광에서 6년째 탄을 캐고 있는 평범한 광부로서 흥전갱굴전 후산부에서 다른 광부들보다 한발 앞서서 돌을 뚫고 들어가 탄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진폐증의 위협과 갑ㆍ을ㆍ병만으로 근무시간이 뒤바뀌는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새해는 무엇인가 잘 풀려 나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몇 자 소망을 적어 볼까 한다.
첫째로 「영세 탄광을 폐광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폐광에 앞서 실직자가 될 광부들의 「직장알선」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대부분 개인 소유 광업소인 영세탄광이 폐광할 경우 3백63개의 탄광 중 2백37개가 문을 닫고 2만6천명에 달하는 광부들이 자동해고 돼, 당장 살 길이 막막하게 된다고 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국민을 위해 탄을 캐고 있는 광부들에게 장래대책도 없이 폐광이 단행된다면 이는 엄청난 충격과 삶의 희망을 빼앗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 확실하다.
또 하나 「광산인권문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우리 본당에 수녀님을 모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신부님 혼자서는 예비자교리도 다 담당하지 못할 정도로 인력이 딸리기 때문에 수녀님이 오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남택<광부ㆍ도계광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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