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맞이할 1989년은 특히 두 가지 면에서 뜻깊은 해가 되리라 믿는다.
첫째 작년에 열렸던 올림픽대회 이후로 서서히 불기 시작한 민주화의 바람이 새해 들어서는 더욱 뜨거운 열기로 바뀌어 사회의 구석구석에 스며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권탄압을 위한 모든 악법들과 인권말살의 본보기인 고문행위 등이 말끔히 사라지고 보다 공평하고 타당한 내용의 법규들이 새로 등장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지나치게 격렬한 시위와 근로자들의 노사분규가 조용한 대화와 화해의 물결을 타고 하나씩 그 매듭을 풀어 나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둘째 우리 한국교회의 경사라고 할 수 있는 세계성체대회가 이 땅 위에서 우리들의 손으로 마련된다는 사실이다.
준비위원님들의 희생과 모든 신자들의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틀림없이 그것은 성대한 잔치가 되리라 본다. 다만 우리가 한번 더 가슴에 아로새겨야 할 것은 이 대회를 겉으로만 화려하게 꾸밀 것이 아니라 성숙된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며 나아가서 성체를 중심으로 우리 생활 전체가 성화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주님의 거룩한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위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박자근<의사ㆍ부산 가톨릭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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