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고 전파할 사명을 띠고 있다.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지 3세기에 접어들고,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신자수가 늘어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각종의 비리와 사회적 범죄현상은 교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교회는 그 어두운 독재 권력의 그늘에서 인권이 짓밟히고 있는 동안에 정의구현사제단이나 정의평화위원회의 외로운 외침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일부에서는 정치군인들의 못된 짓을 방관하거나 빌붙어 덕을 보려는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음을 깊이 뉘우쳐야한다.
세계성체대회가 열리는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참뜻을 일깨우고, 사회교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계발, 보급하여 물량주의를 버리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진정바라면서 주님의 자비가 있으시기를 빈다.
양승규
<교수ㆍ서울대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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