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절의 길모퉁이에서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니 기쁘고 보람된 날도 있었지만 안팎으로 몹시도 혼란스럽고 가슴 아픈 날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우리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뉘우치게 되고 새로운 각오와 희망에 찬 마음으로 새 해를 맞이하곤 한다. 그러나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들어온 청문회ㆍ노사분규 등으로 분노와 불신이 가득한 우리의 현실이 쓸쓸하고 암울하기만 한다. 사랑과 믿음ㆍ봉사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가톨릭 대학병원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는 노사분규는 많은 문제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려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고 대화로써 해결할 수 있는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자기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알게 모르게 타인(他人)에게 아픔을 주는 경우가 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 나눌수록 적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으로써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고 기쁠 때 함께 웃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시기이다.
성탄 대축일이 있는 12월,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본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새해에는 너와 나 그리고 노와 사 나아가서는 우리 국민모두가 화합하여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밝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숙희
<간호사ㆍ수원 성 빈센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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