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목마르다』(요한19장28절)
매일매일 이 성구를 통해 탈속한다. 세상에 머물러있는 육체와 욕망을 십자가에 못박는다. 그리고 위로받는다.
신문사 생활을 통해서 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자주 토로했던 구절인 것 같다. 사실상 이 순간을 수천번 체험함으로써 나는 공동생활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나만의 절대고독의 순간, 하늘을 부르는 애타고 처절한 시각이다.
님이 십자가상에서 마지막 탄식하시던 그 말씀, 님의 인간적인 고민과 고통이 우리를 위안한다.
님의 가슴은 찢어질듯 아팠을 것이다. 그리고 고독했을 것이다.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이 언제나 가슴을 파고든다.
처절하게 고뇌하고 번뇌했던 시절, 순간들 아직도 그치지 않는 고통의 바다에서 애타게「님」을 기다린다.
변하지 않을 님, 가버릴님이 아닌 님, 떠나지 않는 님, 언제나 나의 님이 아닌 우리의 님 말이다.
얼마전부터『영원한 님은 오직 하느님, 나는 나의 것이 아닌 너희들의 것, 하늘의 것』이라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요즘도 이 사색의 명제는 여전히 안에서 타오르고 있다.
일상에서 오는 마음도 언제나 축여야 하는 마음이고 기다리는 마음이다. 서성대며 기다리고 있는 그의 작은꽃이 오늘도 고뇌를꺾고 그의 품으로 들어가고 싶어한다.
『아! 목마르다』… 이처럼 고통을 한마디로 대변해준 구절은 일찍이 없었다. 이 고백을 통해서 세속적인 고통이 부서지고 비로소 하늘자리로 돌아간다.
어린애처럼 님에게 칭얼댄다.
『님이여! 이제 당신앞에 왔습니다. 당신안에 안깁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외침이 나의 생 전체를 하늘로 옮기고 하늘가를 노닐게 한다.
탕녀(蕩女)가 정녀(淨女)로 올라가는 신비를이래서 알듯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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