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4일 프랑스 국민들은「환영」과「우려」의 엇갈린 반응 속에 교황 요한바오로 2세를 맞았다.
「환영」은 교황의 3번째 프랑스 방문을 기리는 사랑의 표시이며, 반면에「우려」는 노스트라다무스가『두강이 마주치는 곳에 교황이가면 반드시 피를 흘리게 된다』고 예언한데 따른 불안감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필자도 9월 24일 출국에 앞서『서울도 남한강과 북한강이 마주치는 곳이지만 교황방한 때 아무 일도 없었는데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한구석에는 불길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프랑스 「리용」에 도착해보니 출국 전의 불안은 역시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지 할 수 있었다.
주위의 우려에 오히려『나에게 행복한 기회를 주시는구만』하고 웃음 짓고 교황의 미소에서, 또한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돈 프랑스 국민들의 열광적인 환영모습에서 기우는 한날 기우로 끝나게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아무든 10일 4일 부터 7일까지 3박4일 동안 계속된 교황의 프랑스 방문과 그에 따른 행사는 아무 사고 없이 훌륭히 진행될 수 있었다.
필자는 프랑스주교단의 초청으로 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초청내용은 성비안제 신부 탄생 2백주년 기념행사였으며 세계 각 나라에서 본당사제 1명씩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리용」도착 때부터 필자는 이번 행사의 방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사제들의 수호자」탄생일을 맞아 그에 따른 행사만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전체 내용은 프랑스교회의 위치를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화려하고도 장엄한 것이었다. 한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마다가스카르 등 아시아 6개국을 포함, 총 57개국에서 참석한 본당사제들은 행사기간동안 줄 곧 교황과 함께 자리했는데 특히 10월 4일「리용」에서 거행된 프라도회 창설자 안또니오 슈브리에 신부의 시복식에서 모두가 많은 감명을 받은 듯 했다.
이 자리에는 무려 30여만 명의 신자들이 운진, 경찰들이 경호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는데 프랑인들조차 근래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특히 이 날 필자에게는 의미 깊은 날이었는데 하나는 프랑스유학 중이던 신학생 시절 신학교 성서교수였던 데꾸르테 신부(현(現)추기경 리용 대교구장)를 만났던 것이며 또 하나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교황께 보여준 열광적인 환영의 모습이었다.
평소 젊은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필자는 8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카드섹션을 하며 교황을 찾는 모습에서 쇠퇴일로에 있다는 유럽교회가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리용」시복식 이 후 예수성심공경의 발상지 「빠레이모니알」, 새로운 기도모임의 발상지 「떼제」, 성비안네신부의 본당이 있는「아르소」, 성모방문수도 살레시오의 성 프란치스꼬 주교학자가 영성생활의 기초를 마련한곳「안씨」를 각각 방문한 교황과 사제단은 이번 프랑스 방문 중 귀중한 체험을 안겨준 10월 7일「교황지도 특별1일 피정」에 들어갔다.
매일 새벽5시에 기상하고 밤늦도록 프랑스가정에서 신자들과 대화를 나누었기에 심신은 무척 피곤했지만 사제의 숭고한 삶을 강조하는 교황의 강론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추기경 11명, 주교1백67명 사제 3천5백 명, 신학생 3천5백 명, 종신부제 2백 명이 참석한 이 날 피정에서 교황은『성직은 숭고한 부르심이다. 사제는 직책자가 아닌 봉사자가 돼야한다. 우리는 하루 18시간씩 고백성사를 집행하신 비안네 성인의 사제 상을 본받아 물질문명에 찌든 현대인들이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자』고 말씀하셨다.
4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서 또한 신학생 시절 이 후 다시 찾아본 프랑스에서 필자는 프랑스인들의 뜨거운 교황 환영 모습을 바라보며 프랑스 교회는 세계교회의 맏딸로써 유감없는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물질문명 속에 쇠퇴돼 가는 유럽교회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강렬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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