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이사장=현석호, 원장=김태봉)은 11월 1일 오후 2시 서강대 산업문제 연구소에서 제2차 한국가톨릭문화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천주교와 유교」를 대주제로 열린 이 날 심포지움에는 이남영 교수(서울대ㆍ동양철학)가「유교사상과 가톨릭 시즘」을, 금장태 교수(서울대ㆍ유학)가「조선후기에서 유교와 천주교의 만나」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으며 매 발표 후에는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뒤따랐다.
한국문화 복음화의 기틀을 마련하기위해 가톨릭문화연구원이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로 주최한 이날 심포지움은 천주교 배척의 근간이 됐던 유교사상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현대에서의 유교와 가톨릭의 만남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먼저 제1발표에 나선 이남영 교수는 유교와 천주교의 첫 만남은 1603년 마테오릿치가 발간한 최초의 천주교 교리해설서「천주실의」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천주실의는 유교와 천주교의 일치를 논증한 첫 서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교수는 천주실의는 단순한 가톨릭 교리서가 아니라 중국의 유불도 3교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면서도 중국고래의 유교사상은 천주교와 다르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이는 주자 학자와 불교계인사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교회 내 부터에서도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러한 만남의 과정에서 가톨릭 시즘의 신학적 개념에도 변화가 왔다고 말한 이 교수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 후 동양문화와 가톨릭 시즘은 상호이해의 지평이 됐다고 부언했다.
결론적으로 유교사상에서 수기(修己)는 자율적인 자기성화의 길이라고 주장한 이 교수는 중국의 일부 석학들의 예에서 보듯 동양사상은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주는 개인교수의 노릇을 해왔으며 바로 이점이 유교와 가톨릭이 관통될 수 있는 접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 2발표에 나선 금장태 교수는 17세기 이 후 천주교가 유교사회에 자리 잡게 된 시기는▲서학지식의 전래단계▲서학이해의 심화와 비판적 평가의 분열단계▲정부의 금압과 지하 신앙 활동의 갈등단계▲유교의 침체와 천주교회의 성장을 보이는 근대적 전환 단계 등 4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금 교수는 이 시기, 곧1세기의 유혈갈등을 거치는 동안 어느 정도 대립이 해소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찾은 해결방법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외세의 힘에 의한 역사의 전환에 따른 것이며 바로 이점이 유교와 천주교의 만남이 갖는 가장 큰 한계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 교수는 조선사회에 천주교 신앙 활동이 발생한 뒤에도 천주교 교리와 서양 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비판이 계속 개방돼 있었다면 서로 이질적인 문화사이나 종교 사이에 휠씬 깊은 공통의 인식기반이 구축되고 더욱 풍성하고 창조적인 문화와 종교의성장이 가능할 수 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 신앙의 발생과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조선정부의 금령 속에서도 순교로 신앙을 지킨 사실이며 이는 1세기동안 천주교와 유교의 갈등을 만들어 왔다고 밝힌 금 교수는 결국 쌍방은 내세 신앙의 집착, 개혁의식의 부재라는 불행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금 교수는 긍극적으로 내세를 현세로 돌아오게 하고 서양적 배경을 한국사회적 토대로 돌아오게 하며 우리사회의 다양성과 조화하는 가운데 지난 역사에서 실패한 유교와 천주교의 새로운 만남의 가능성을 새겨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두 교수의 발표내용을 듣고 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한국사회의 토양이 돼온 유교와 서양학에 바탕을 둔 천주교는 근본적으로 합일과 일치의 가능성이 높다』면서『동양적 영성의 귀속적 합일이라는 명제에 주체적으로 접근해 가는 연구와 시도가 이뤄질 때 전통 문화 속에서 복음의 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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