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성서 주간을 맞았다. 올해의 성서주간을 그리스도왕 대축일인 11월 23일 부터 전례주년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일주일동안. 그러나 하느님 말씀이 담긴 성서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지로 설정된 주간이지만 아직 교회전체에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제2회 성서 주간을 맞아 성서주간 설정 후 1년간 교회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성서 주간설정 의의 및 중요성을 재확인, 성서의 생활화를 겨냥한 성서주간의 의미를 돼 새겨 본다.
성서 주간 설정의 의미는 한마디로 성서의 생활화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느님말씀이 새겨진 성경을 친숙하게 접함으로써 그 안에 담겨진 보화를 매일의 양식으로 삼아 빛의 자녀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기위한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지난 해 11월 24일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ㆍ김남수 주교)가 제1회 성서주간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도 이 같은 성서주간 설정 의의는 그대로 나타나있다.
「성서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주제로 한 이 메시지는『성서는 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기에 우리를 살리는 생명의양식이며 신앙생활을 길러주는 힘이며 능력』이라고 전제, 『매일의 식사가 육신 생명을 지탱시키듯이 매일의 성서봉독으로 영신생명을 지켜나가자』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메시지는『성서가 우리의 생활양식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신자대중으로 파고들도록 본당과 교구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펼 것』과『성서 주간이 한 주간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1년 또는 일생을 이어가는 꾸준한 운동이 되도록 하자』고 권고하기도 했다.
메시지발표와 함께 당시 성서위원회는 기도문을 작성, 배포하고「매일성서를 읽자」는 구호를 내거는 등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그로부터 1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서를 우리의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자했던 성서주간은 과연 한국 교회 안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가, 메시지가 전하는 대로 날마다 성서를 읽으면서 영적 생명수를 펴내는 일을 계속 하였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엄밀히 따져본다면 지난해 설정된 제1회 성서주간은 의미가 있었을 뿐 의욕적인 출발대로 모든 신자들이 매일 성서를 읽고 양식으로 삼고자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성서연구와 성서의 생활화운동을 펴온 가톨릭 성서모임을 중심으로 각 본당별로 꾸준히 이어져온 성서공부가 있고 이들은 지금까지 한국교회 평신도들의 성서공부 모체를 이루어 왔다고 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성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여건이 어려웠던 때부터 외롭게 시도해온 이들이 성서공부는 어쩌면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그대로 이어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성서주간은 이 같은 일련의 성서운동들을 강력한 지도력으로 이끌어 확산시켜 주는 것에서 설정 의미를 찾아야한다고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신자들이 부담 없이 성서를 구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양의 성서를 싼값으로 제작, 보급 하는 일은 상당히 중요한일이 아닐 수 없다.
성서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성서의 다양화와 보급이 중요하다면 보급된 성서를 신자들에게 읽히는 작업 역시 중요한일이라 할 수 있다.
성서주간을 설정한 주교회의 성서위의 본뜻도 모든 신자들이 성서를 소지할 수 있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자들의 요구에 부응, 힘겹게 설정된 성서주간은 설정 의의와 목적을 제대로 찾아나갈 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음은 너무나 자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제2회 성서주간은 다시 한 번 신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성서주간을 설정한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물론 어떤 교구에서도 성서주간을 맞고자하는 준비조차 확실하게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 설정된 성서주간이 설정 그 자체로 끝나버리는 일이 없도록 교회는 다시 한 번 성서주간설정의 참의미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가톨릭성서모임이 펼치고 있는 우리말성서전시를 비롯 성서 보내기 운동 등은 우리 모두 격려와 함께 적극 동참해야할 값진 시도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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