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으신 영광에 불타는 넋이여 칼아래 쓰러져 백골은 없어도 푸르른 그 충절 찬란히 살았네…」오늘도 복자 찬미가는 전국 방방곡곡에서우렁차게 울려퍼진다.
죽음도 무서워 하지않은 저 꿋꿋하고 빛나는 순교자들의 선혈이 거름되어 그 순교의 꽃 알알이 열매맺어 오늘의 부산교구 건설의 요인이 된 이곳 부산 광안동 556번지는 당시 수영장대로 불려진 허허벌판 무인지경의 사형터로서 우리 순교 선열들이 죽음으로써 신앙을 지킨 순교현장이다.
당시 해군의 장군이 주둔했다하며 장대로 불리워진 이곳은 동해 유일의 사형장으로서 일반인과 신자를 막론하고 중죄인을 잡아 현재 수영 비행장이 위치한 동래부사아문 즉 수영옥으로 압송, 가두었다가 이곳 장대에서 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안리성당 정문에서 북으로 지금 육군 모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부산직할시 중심부에서 동쪽 변두리에 위치, 동남쪽이 바다에 면해있고 서북쪽은 산맥으로 싸여있는데 현재 대부산 건설지구로 설정된 후 곳곳에 많은 주택들이 들어서고 군사기지로 여러 가지 군기관도 많다.
1866년 저 유명한 대원군의 병인년 대교난의 회오리바람이 4단계로 나뉘어 1871년까지 전국을 휩쓸자 비교적 박해의 선풍이 심하지 않던 경남지방에도 박해의 선풍이 심하지 않던 경남지방에도 박해의 3단계에 접어들면서부터 무서운 상륙대전이 벌어지게 됐다. 1868년 유태인계의 독일상인 오페르트가 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의 무덤을 도굴한 것을 비롯, 당시 내원군의 참혹한 박해에 지친 부산신자들이 신앙의 자유를 얻고 자 일본인들과 접선한 사건을 계기로 당시 경남일대는 물셀 틈 없는 포교들의 수사망이 거미줄같이 퍼져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우리 신자들은 당시 불란서 군함 침입사건으로 흑심하던 박해가 해가 가고 달이 감에 따라 조금 완화되는듯 함을 알고 임시 피난했던 곳에서 한걸음씩 고향땅으로 돌아오던 도중 난데없는 수사망에 걸려 먼저 과거 선달 무관직에 있었던 당시 동래공소 회장인 이요안(延植)과 그의 맏아들 방지거(實福) 그 며느리 박 마리아(召史)와 요안의 동생 베드로(三根)가 체포된 것을 비롯, 요안의 대자 양 말지노(在鉉)와 당시 교명이 확실치 않은 서울출신의 이생원(月柱) 차 방지거(長得) 그리고 옥 발바라(召史) 등 8명이 함께 잡혀 한 달간 수영옥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이곳 수영장대에서 참수치명하니 그때가 바로 1868년 8월 19일 아침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 요안의 둘째아들인 다두의 아내 이 아녜스가 그 남편과 일가족이 잡혀 순교하는 것을 목도한 유일한 증인으로 이 사실을 문서에 기록해 뒀다가 시댁의 몰락후「하와이」로 이민가기 직전 뒷날 초대 대구교구장 안 주교에게 주고간 것을 1966년 10월 대구 주교관이 불탈때 다행히 서 대주교와 교회사가 김구정씨의 눈에 띄어 알려진 것이다.
이 사실이 확인되자 66년 당시 부산교구장 최재선 주교는 곧 광안리본당을 순교복자 성당으로 지정하고 수자 그 순교지를 사들일려고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6ㆍ25 직후 이곳에 주둔한 육군 모부대 측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이요안(정식)의 가족 4명의 무덤은 동래구 부곡동 까르멜 수녀원 후편 서남편산에, 또 양 말지노와 이월주 차장득 3인의 무덤은 부산 오륜대 순교자 묘지에 안장되어 있어 이를 찾는 신자들의 발길은 잦으나 정작 순교의 피꽃이 찬란히 피어난 이곳 수영장대는 기념비 하나 세워지지않고 날이 갈수록 세인의 무관심속에 묻혀만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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