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한가위도 지났다. 어느해 밤새 송편을 빚는 내 모습을 지키시던 병석의 어머님이 생각키운다. 몇 밤을 손꼽아 세며 기다리던 그 동심은 어느덧 사라져 멋없이 오늘을 쫓기며 사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성장해 버리고 이 한적한 가을길을 끝없이 걸어서 영원으로라도 가고싶은 여린 충동에 한묶음 갈대로 흩어진 마음을 모아 꽂는다. 빨간 열매가 유난히 귀엽게 한들거리고 짙은 자색과 황색의 하모니속에 국화의 향기는 절로 익는 계절임을 보여주는듯 하다. 서양 꽂꽂이의 응용으로 자유롭게 꽂은 이 꽃꽂이는 가을로 걸어가는 나그네들 반기는 모습인양 커다란 창문이있는 거실이나 응접실의 장식으로 어울릴 것 같다.
소재는 갈대 1묶음
점쉬땅나무 3줄기
열매가지 2줄기
황색국화 4송이
자색국화 3송이
자색소국 1묶음이며 화기는 높은 베이지색 콘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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