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과 신자들의 활동
서독에는 한국인을 사목하기 위하여 5명의 한국인 신부가 있다.
서독이란 여건, 정해진 기간내에 잠시 일하다가 돌아가는 신자들을 돌보기는 그리 쉽지않다. 더구나 수십리 수백리 광대한 지역을 사제로서, 한국인을 위한 상담인으로서, 피곤과 고독에 지친 한국인의 지도자로서의 사명은 더할 수 없이 크고 중대하다.
신자들은 대개 지역단위로 구성된「교우회」를 조직하여 전교ㆍ봉사ㆍ사회활동을 지역 지도신부 또는 사회사업기관 한국인 종사자들의 지도와 협력아래 유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유감에 빠지기 쉬운 재독 한국인들을 선도하고 복음을 전파한다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질감 속에서 번민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얼을 심어주는 것이다.
특히 교우회의 활동중 환자방문, 새로운 한국인들을 위해서 통역ㆍ안내 등을 담당해 주는 일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서독에 조직되어 있는 재독 한국인 가톨릭 노동청년회는 서독 JOC와 제휴하여 한국인들의 노동조건 개선문제 고정처리 등에 깊이 관계하고 체류기간 연장, 세금ㆍ보험문제 등 알뜰한 협력과 지도를 하고있으며 가톨릭시보 판매운동과 성경보급 활동은 신자들의 영적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있다.
■한국인의 긍지와 책임감
지하 1천m의 괭도, 지열과 소음, 그리고 시커먼 먼지,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험한 석탄더미 앞에서 힘에 찬 육체노동을 할지라도 한국인은 한국인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탄광에 있건 병실에 있건 조국의 이름으로 외국에서 생활하고 돈을 벌고 있는것이다.
우리말 중 가장 쉽고 편리하게 쓰일 수 있는「적당히」라는 말은 서독사회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근면과 검소, 처음과 끝이 항상 철두철미한 서독인의 생활과「적당히」라는 단어에는 조화될 수 없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습관화 된 생할이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버려야 할「적당주의」가 서독에서는 분명히 허용되지 않는다.
「로마」에 사는 사람은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서독에 살고있는 모든 한국인은 우선 정직하고 근면한 독일인의 생활을 배우고 실천해야만 된다.
학사출신 광부이건 광부출신 광부이건 광산에서는 광부로서 성실히 일을 해야되고 병실에서는 간호원으로서 환자들을 알뜰히 돌보아 주는것이자기의 맡은바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책임을 완수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태권도를 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자랑으로서 독일인들의 뇌리에 남길 수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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