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다운 성가」를 불러보자는 취지아래 최근 국악성가곡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교회내 신세대인 20~30대 초반 젊은이들에 의해 작곡된 국악성가곡들은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서양풍의 성가에 익숙해온 신자들에게 참신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국악미사」테이프를 만든 예수고난회 강수근 수사、서강대에서 국문학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지난 연말 국악성가발표회를 가진 김광엽씨、서울 노인대학 연합회 국악성가단 지위자 이훈선씨의 작업을 대표적인예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강수근 수사ㆍ이훈선씨는 서울대 국악과에서 공부한 국악통으로 토착성가가 허용된 2차 바띠깐 공의회이후 국내 성가들이 주로 서양악전문가들에 의해 주도 되온 점을 감안해 볼때 이들의 활동은 순수국악적인 차원에서 전례음악 토착화를 시도해 보는「새흐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국악성가들은 국악중에서도 궁중음악으로 자리해온「정악」과 민간에서 널리 애용해온 판소리ㆍ산조ㆍ민요 등「민속악」을 적절히 응용、전례음악이 전통적으로 갖는 장중함과 미사 찬가로서의 흥겨움을 동시에 살릴 수 있도록 작곡되고 있다.
우리음악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면「자연음」이라고 말하는 강수근 수사는『전례분위기를 가장 순수하게 표현해주는 대표적인교회음악으로 꼽히는「그레고리오성가」의 선법이 우리국악의 선법과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며 전통적인전례음악으로 개발될 수 있는 국악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갖는 교회전례 음악으로서의 정통성을 바탕에 두어야하는 만큼 단순히 우리 것이라고만 해서「국악」=「한국적전례음악」이라고 동일시 될 수 없다는 데서 이들의 고충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이들은 성가를 포함하는 커다란 흐름인 전례의토착화、교회문화전반의토착화문제를 병행해야할 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민속악과 양악을 접목한「열십자 사랑타령」「골고타 아리랑」등을 발표한 김광엽씨는『나 자신이 성가를 부르면서도 자연스럽기 보다는 웬지 무엇인가 억눌리는 느낌을 받은 것이 국악성가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면서『이는 근본적으로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대동의판」이 되야할 미사전례자체가 우리 신자들의 심성에 무엇인가 부자연스럽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악성가를 교회 내에서 폭넓게 보급하고 싶어도 기존의 본당 성가대들이 서양음악적인 양식에 젖어있기 때문에 음악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실질적으로도 교육과정을 통해 제대로 국악을 접할 기회가 없어 전반적으로 국악에 무지한 상황이라는 것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국악성가를 발표한 작곡자들은 몇 번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국악이 우리 심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진짜음악임을 확인했다고 자신감을 표하면서 교회음악의 지향점을 「창작국악「미래음악」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국악과 양악이 함께 숨쉬는 미래음악을 당연한 귀결점이라고 동의하는 최병철 교수(성심여대)는『최근10여 년간 주로 양악 전문가들에 의해 토착성가들이 시도돼왔는데 최근 순수국악적인 입장에서 토착성가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아직은 미숙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흐름』이라고 평가하면서『교회는 이런 노력들이 함께 어울어져 더 발전될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李美惠 기자>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