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광고사진의 산실 충무로에서「끼」있는 남자로 통하는 서연준씨(33ㆍ미카엘)、그를 어떤 이는「작은 거인」이라 부른다.
사진에 관한한 내노라하는「쟁이」들이 모인 충무로 바닥에서 서연준씨는 그중 나이가 어리면서도 거듭거듭 괜찮은 사진을 만들어 탄탄히 기반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거인」이라 부르는 것은 그가 신선하고 때로 충격적인창의력과 성실을 토대로 한 젊음으로 미래 광고사진계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분야가 그렇겠지만 할수록 어려운 것이 사진예술입니다』
광고사진은 우선 보는 이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하고 상품에 대한 많은 정보가 한 커트의 사진에 함축돼야 한다. 또 소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사진을 통해 충분히 감지하고 구매욕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어야 하는 등 여러 기능을 모두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려면 상업사진가는 사진기교나 기술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 하고 시대상황과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 서연준씨의 설명이다.
현재 충무로에 포토워크(Photo Work)라는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면서 여러 기업의 광고사진 제작과 기업이미지 광고물을 제작하고 있는 서연준씨는 늘 공부하는 학구파이며 좋은 사진과 분위기창출을 위해 직접 골동품 가게를 뒤져 하나의 소품을 찾아내는 열성파이기도 하다.
서연준씨는 철저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광고사진을 업으로 하는 상업사진가이지만 순수예술 사진가로서 자신을 세우기에 게으르지 않다.
『순수 예술사진을 모르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상업사진의 맥을 잇지 못합니다. 한계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순수 예술사진에서 충전되기 때문입니다』
월2회 정도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넓히기 위해 광고사진과 관련된 잡다한 일들을 잊고 도심을 벗어나「순수」를 찾아 나선다는 서연준씨.
서연준씨는 86년 명동성당 구내에서「나눔의 사진 모음전」을 열었고 지난해엔 포토워크개관1주년 기념으로 동표들과 함께 3인전을 기획、순수예술사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요즈음 그는 한국의 풍물에 관심을 갖고 소재를 찾아 전국을 누비고 있기도 하다.
『제가 추구하는 순수예술사진속에는 종교에 대한 것도 포함돼있습니다. 기도하면서 찍은 사진 속에는 늘 그분께서 주님만의 빛과 영상미를 주십니다』
가톨릭 사진가협회 회원으로 성지를 찾아다니며 그곳에 얽힌 사연과 순교자의 숨결까지 사진에 담고파 동분서주하기도 하고 성라자로마을을 자주 방문하며 삶을 가다듬기도 한다는 서연준씨가 내다보는 가톨릭 사진계는 전망이 밝다. 훌륭한 신자 사진가들이 많고 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복음정신을 실천하며 활동하고 있을뿐 아니라 종교사진에 대해서도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라는것이 그 이유다.
『제가 원하던「사진 일」을 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하느님이 함께 하시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한강을 내다보며「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하루를 봉헌하는 서연준씨는「가진 것을 나누고 자신보다 못한 이에게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생활철학 중 하나라 밝힌다.
<金仁沃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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