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난민촌에서 한시간정도 지냈을 때였다. 최홍대 수사와 함께 일하고 있는 태국인 접(JUB)이 급하게 다가와 어디론가 빨리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그 이유를 묻자、지금난민촌내에 시츄에이션 투(SituationⅡ)가 발령돼 외국인 봉사자는 모두 시츄에이션 투 상황실에 집결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이곳은 국경지역이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이곳에 있는 모든 외국인봉사자와 난민들은 UN산하 난민구제기구인 UNBRO의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
이곳에는 가끔 총격전과 함께 위험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그래서 UNBRO에서는 시츄에이션 1에서 4까지 정해그에맞는 훈련을 시켜오고 있다. 시츄에이션1은 어떤 상황이 난민촌 안에서나 밖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그렇게 위험한 상태는 아님을 알려준다. 어떤 상황이라는 것은 난민촌내에서 폭동 또는 크메르나 베트남 군인에 의해 총격전이나 폭격이 있을 예정임을 말하는 것이다. 상황은 UNBRO의 안전요원이 무전기를 통해 전달해주며、모든 사람은 이때부터 상황이 끝나기까지 무전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츄에이션2는 이러한 상황이 미미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모든 외국인은 안전을 위해 상황실에 집결해야 한다는 신호다. 또한 시츄에이션3은 총격전이 심하게 벌어지고 있으므로 일단 외국인은 모두 난민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신호며 시츄에이션4은 폭탄이 바로 난민촌내로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 자리에서 신속히 대피하라는 신호다.
이와 같은 돌발적인 상황 때문에 난민촌 안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무전기를 항시 휴대하고 다닌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 10여명에 한대씩 휴대하고 있다. 무전기는 한국에서 경찰이 사용하는것과 같은 것이다. 평소에도 봉사자들은 통신주단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이무전기를 이용、서로의 정보교환에 사용하고 있다.
이날 상황은 내가 사는 마을과 난민촌사이에 있는 도로변에서 일어난 총격전 때문이었다. 총격전은 크메르인 게릴라들이급수트럭과 예수전교단의차를 세워 위협하는 순간근처에 있던 태국민병대가발견해 벌어졌다고 한다.
태국 국경마을에는 자체 방어를 하기 위해 민간인이 총을 가지고 있다. 태국 민병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스스로 대처 하는데、마치 한국의 향토예비군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내가 활동하고 있는 난민촌 사이트투(SiteⅡ)의 인구와 크기 등을 소개하고자한다.
태국 국경지역에 있는 총난민수는 44만2천6백94명이며、사이트투에는17만7천4백33명이 수용돼있다. 이 인원에는 베트남인1만7천13명과 중국인 1천 5백명이 포함돼 있다.
사이트투는 북쪽난민촌과 남쪽난민촌 등 두 지역으로 구분된다.
북쪽 난민촌은 다시 당룩(Dang Ruk)상로(SanRo)방상개(Ban Sangae)농찬(Nong Chan)남유엔(Nam Yuen)등으로 구분되며 인구수는 8만9천2백31명이다. 남쪽 난민촌도 농사메트(Nong Samet)오복(O Bok)베트남육로 난민지역、베트남 보트 난민지역으로 구분되며 인구수는 8만8천2백26명이다. 이들 사이트투내의 난민지역중 가장 큰 난민촌은 남쪽이 농사메트지역이다.
크기는 총면적 5ㆍ5㎞로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약3ㆍ5㎞이다. 또한 남쪽의 세로 길이는 1㎞이며 북쪽의 세로길이는 2㎞ 정도다. 지역과 인구수를 비교해 볼때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 이곳일 것이다.
이들 각 난민촌은 행정적으로 모두 독립돼、모두를 대표하는 수뇌부가 없다. 단지 정치적으로 크메르망명정부 지도자 인송샹의 영향을 받고 있을 뿐이다.(주소=Gabriel Byong Young Je.S.J.PO Box2 TAPRAYAPRACHINBURI 25180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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