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대림절이 시작된다. 약삭빠른 상가에서는 벌써 화려한 장식으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마음들을 들뜨게 한다.
성탄을 즐겁게 맞고 보내기위한 여러 가지 풍속이 있지만 성탄카드를 주고받는 풍속은 서양에서도 19세기에 와서야 시작됐다고 한다. 이것이 이젠 우리네에게도 생활화된 셈이다. 일 년 내 내 바쁘게 지내느라 서로 차분히 관심을 쏟지 못한 부모·형제·친지·은사·벗·후배·대부모·대 자녀 등 모든 이에게 구세주 강생의 기쁨을 가누지 못해 기쁨을 나누고 축복을 보내며 안부를 전한다.
그런데 막상 카드를 고를 때나 카드를 받을 때 실망이 크다. 아름다운 문자를 늘어놓긴 했어도 카드에는 성탄의 주인공이 빠져있고 구세주 탄생이라는 기쁜 소식의 선포가 없기 때문이다. 성탄의 주인공과 성탄의 기쁜 메시지가 빠진 카드! 이거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나 물 없는 오아시스보다 더 역설적인 허례다.
기쁜 소식을 전파하는데 문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매스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이런 절호의 기회는 놓치고 만다. 또 신자에게는 그렇다 치더라도 비신자에게 직접적인 예수성탄그림이나 성탄축하 메시지를 선포할 수 없지 않느냐고 하는 이도 있다. 신자에게도 성탄이 그저 뜻 모르고 들떠서 기뻐할 때가 아니라 인간을 구하기 위해 인간으로 오신 아기, 하느님을 경배하며 맞이하는 때임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선의의 미신자라면 하느님이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인간이 되셨다는 기쁜 소식을 축복과 더불어 알릴 때 어찌 반발을 하겠는가? 이 미 신자가 순박하고 마음열린 사람이라면 이러한 한 장의 아름다운 성탄카드를 통해 아기예수를 만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평화로운 분위기속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과 그분을 둘러싸고 성모님과 성 요셉, 천사와 목동이 기쁨을 조용히 새기면서 경배하는 모습의 카드는 받는 이로 하여금 이 아기가 단순히 귀엽고 깜찍하기 만한 아기가 아니라 경배하올 하느님임을 깨닫게 해줄 것이며 따라서 성탄의 참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분께 경배와 감사를 드리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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