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공산주의 때문에 당신의 삶을 포기해야 합니다. 당신의 생명은 전 우주를 다 준다 해도 바꾸지 못할 정도로 귀중합니다. 당신의 생명보다 공산주의가 더 가치있다고 봅니까? 당신같이 공산주의에 맹종하는 이들 때문에 공산주의 소수의 집단은 돼지같이 살쪄갑니다. 당신은 어찌 그리 어리석은 것만 택합니까? 자기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하늘 아래 또 있다고 봅니까? 내가 있어야 공산주의도 있고 민주주의도 있게 되는것이지요. 그런데 공산주의는 나를 살게 만드는게 아니고 나를 죽이는데도 공산주의를 좋아하는 당신의 어림석음이 눈물겹도록 불쌍해집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습니까?』
『글쎄요. 생각해 볼 문제지요』
무엇인가 한참 생각하더니
『신부님 나는 50에 가깝도록 살아왔지만 하느님이 있어야 되겠다는 하느님 존재의 당위성을 한번도 긍정해 본 적이 없습니다. 종교적인 대화로써 시간을 보낸 예가 한번도 없습니다. 신부님 입장에서 하느님을 설명해 보시지요.
하느님이 꼭 계신다 하니까 과연 계시는지 듣고 싶어집니다』
『예,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오는 답변에 지나친 기대는 갖지마시요. 왜냐하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고 또한 듣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마 이 문제로써 앞으로 계속 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의 존재는 무엇보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성실한 상황이 마련되는 때에 드러나게 됩니다. 주역에「태극이 곧 쿠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나 크고 방대한 절대적인 극치이기에 전연의식 못하는 무로 취급하는 것이 너무나 흔한 사고의 습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없다는 간단한 말로 존재의식을 재론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물을 성실히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살펴보면 의식되어지는 능력을 발견합니다. 이 능력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고 어떤 절대의 능력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절대의 능력이 바로 우리가 찾고자 하는 하느님의 존재입니다』
『신부님은 하느님이 있다고 믿고 나는 하느님이 없다고 믿는 긍정과 부정의 차이밖에 아니군요』
『바오로, 분명히 이것은 알아야 됩니다. 있다 없다는 것은 말의 간단한 표현이지만 이 양자의 표현속에 깔려있는 배경은 그리 간단하지 않고 심지어는 구체적인 자기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바오로는 하느님의 존재가 없다는데서 나타난 구체적인 생활방식이 교도소를 선택했고 자유의 구속을 선택했고 나아가서는 당신의 귀중한 생명마저 포기하는데까지 영향을 미친 결과가 되었습니다. 바오로, 하느님 문제는앞으로 계속 이야기해 보십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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