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신자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부르심을 받은 간택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하느님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특히 우리들(영세한 신자)을 자기 백성으로 부르신 것은 우리들에게 무슨 공로가 많아 상을 주려고 부르신것도 아니고 아직 부르심을 받지못한 다른 사람들과 차별하여 어떤 특권을 독점케하려고 부르신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많은 사람중에서 당신의 백성을 가려내는데 그 목적이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통하여 모든 인류를 부르고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부르심을 모든 인류에게 전달하는 전령에 불과하다고 할것이다. 즉 우리들을 통하여 지상을 복음화함으로써 당신의 창조사업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진행과정에 있는 오늘의 역사속에 태어나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은 그 현대적 소명에 충실한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사도직 가운데서도 특히 평신도에게만 주어진 고유한 소명을 받들어야 한다. 평신도 사도직은 좁은 의미에서는 이른바 가톨릭액션이고, 폭 넓은 의미에서는 사회생활을 통한 모든 현세적 액션을 포함한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은 평신도의 고유한 소명을 설명하여 말하기를『현세적인 것에 종사하며 그것을 하느님을 따라 질서지워줌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일이다. …자기들의 임무를 이행함으로써 복음의 정신에 인도되어 세상의 성화를 위해 마치 누룩과도 같이 내부에서부터 작용하며 또 그렇게 하여 신앙과 희망과 사랑으로 빛남으로써 특히 자기들의 생활이 증거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도록 불리운것이다. 』 (4장 31항)라고 하였다. 또 레오 13세 교황은『영혼이 육신안에 있는 것과 같이 그렇게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세상안에 있어야한다』고 하였다. 즉 평신도 사도직은 성직 사도직에 대한 협력과 보충적인 기능외에 특히 현세적 생활속에서 그 생활의 증거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냄으로써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따르게 할 특별한 소명을 받들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사고방식과 사회구조와 생활양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다양화하고 전문화함으로써 사회분열과 인간분열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구원을 위한 활동도 역시 다양화되고 전문화되고 조직화되지 않으면 아니되게 되었다. 일찍이 레오 13세 교황은『국가의 그리스도교적 조직에 관한 회칙』에서 평신도의 조직활동을 강조하였고 백성의 구원은 조직적 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므로 본당단위 교구단위 전국단위의 여러가지 조직체를 가지지 않고서는 오늘(19세기말)의 소명을 완수할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복잡한 현세생활에 묶여 자신조차 망각하고 사는 많은 현대인들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사는 모든 평신도가 그 공동생활속에서 솔선수범하지 않는 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감득케 할길이 없게 되었다. 교회는 먼저 그리스도의 사랑을 현세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모든 크리스찬들은 형제애로 뭉쳐 갈라진 교회를 일치시키는데 성의를 다해야 하고 모든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평가받을수 있는 사회생활을 통하여 그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
작년 9월『아씨지』에서 세계의 모든 대륙에서 온 가톨릭 그리스 정교 프로테스탄의 평신도 대표 53명이『평신도 교육의 새로운 조류』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연구한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에서도 현대에 있어서의 평신도의 소명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였고 특히 현대문화에 대처하는 평신도의 자세를 밝혔으며 그 문화의 복음화를 통한 사회구원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오늘의 문화를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누어 다루었다. 첫째는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급급한 후진사회인데 이들은 밀려오는 서양문화와 그들의 전통문화 사이에 끼어 외래문화의 압력속에 살고 있다. 이런 나라의 평신도들은 그들을 외래문화의 압력에서 해방시켜 주는 동시에 전통문화를 바르게 순화하고 재발견하게 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것이라고 하였다. 둘째는 미국과 같이 매스ㆍ미디어의 발달로 문화가 획일화 되어있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의 평신도들은 무비판하게 그 획일문화에 휩쓸려가는 그들을 해방시키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것이라 하였다. 셋째는 서구와 같이 종교와 문화를 하나로 받아들이고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고 있는 젊은 세대를 가진 사회이다. 이런 사회의 평신도들은 그들에게 비판력을 심어주고 새로운 삶을 솔선수범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하느님은 사람들을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성화하고 구원하기를 원하지 않으시고 그들로 하여금 진리에 의해 하느님을 인정하고 그를 성스럽게 섬기려는 한 백성으로서 이루고저 하셨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2장9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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