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에는「울바노」대학 강당에서 전 세계 전교지역의 현황 보고와 말씀의 전례 및 민속경연이 있었다.
어디의 실정이나 우리네 사정과 비슷했다. 교리교사로 소명받아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평신자와 지도자간의 불화, 교리교사에 대한 교회 당국의 무관심내지 무지, 교리교사의 자질부족 교회와 정부의 관계 등등 한결 같은 문제점이 제시됐다.
우리가「로마」에 있는 동안 밤에만 오던 비가 10월 17일에는 아침부터 내렸다.
일정대로 박해시대 그리스도교인의 지하 공동묘지였던「까다꼼바」와 성바오로 대성전 순례에 나섰다. 기자는 기사송고를 위해 어제에 이어 두번째로 일행과 떨어지는 모험을 감행, 혼자「바티깐」으로 갔다. 단체행동엔 항상 꾸물대는 팀이 있고 약 40분씩 늦는 이태리ㆍ타임이 이런일탈에 도움이 됐다.「성 깔리스또ㆍ까다꼼바」로 가는 길은 차량들로 꽉 막혀 있었다.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지 않고 택시를 이용했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의 기본요금이 비쌀 뿐 아니라 거리와 시간이 함께 계산되고 팁까지 줘야 하기 때문이다. 묘소 입구에서 일행과 만나 어둠침침한 좁은 통로로 내려갔다. 무덤속이라 그런지 산 사람들도 말이 없었다. 출입구를 모를 만큼 구불구불한 굴 속에는 벽마다 층층이 관을 넣어두었던 구멍에 썩은 갈색 흙이 푸석푸석했다. 2세기부터 5세기 초엽에 만들어진 이 지하묘소에는 한 두 평 남짓한 초대교황들의 제대와 성녀 체칠리아의 지하성당도 있었다. 그리스도 교인들이 물고기 그림을 암호로 몰래 숨어 미사를 드렸던「까다꼼바」는 하느님의 도움과 부활을 확신한 초대교회의 신앙이 너무나 비장하고 결연했음을 증거하고 있었다.
성바오로 대성전 정면은 궂은 날인데도 황금빛이 눈부셨다. 이사이야 등 네 선지자와 그 위에 베드로 바오로를 거느린 예수의 모습 모자이크의 여백은 모두 금으로 돼 있었다. 성전 안 중앙 제대의 뒷벽 모자이크「심판하는 그리스도」도 마찬가지였다. 즐비한 대리석 기둥 위에는 역대 교황 2백64명의 천연색 초상화가 차례로 그려져 있고 천정은 소란반자로 정교하게 꾸며졌다.「로마」에서 둘째로 큰 이 성전은 4세기초 사도 바오로의 무덤 위에 세워졌는데 1823년에 화재로 소실되어 1854년에 재건했다.
「로마」의 4대 성전(성베드로ㆍ 성바오로ㆍ 성마리아ㆍ 성요한)은 모두 설계에서부터 건축, 내부장식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 예술이 동원되지 않은곳이 없었다. 예술가들은 성전의 벽과 천정 및 바닥 구석구석까지 성서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천부의 예술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빈틈이 없었다.
특히 베드로 성전에는 수많은 성화(聖畵)외에 44개의 제대와 조각된 성상(聖像)이 3백95점이고, 교황 근위병의 제복도 미켈란젤로의 작품이었다.
이날 오후 복음화 성성의 로씨 추기경은 교리교사 전원에게 일본제 소형 녹음기를 선물했는데 일본팀은 이를 끝내 사양했다. 교황이 일반알현시에 탑승하는 무개차도 일본「도요다」에서 제공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감회가 착잡했다.
저녁엔 바오로 성전의「명물」브란디를 사온터에, 박준영 박석희 박양용 고승욱 김창훈 이홍기 신주가 술과 안주를 사 들고 와서 조촐한 잔치를 벌였다.
18일 아침엔 포교활동의 총 본부인 복음화성성을 방문했다. 거기서 뜻밖에 일본 상지대학 안유신 교수를 만났다. 안 교수는 세계 평신도 대회에 참석했다면서, 한국 대표가 불참한 것을 못내 섭섭해했다. 그는『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자문자답도 했다. 현석호 문창준 유홍렬씨의 안부를 물은 그는 이번 회의에선 복음화, 정, 가정 문제 등을 다뤘으며 일본에서는 평신자 2명 주교 1명 수녀 1명이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계속)
고침=4회 마지막 부분 안유신은「안자이 신(안유신)」의 과식이었고, 대회주제「정」은「정의」의 과식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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