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가정마다 가톨릭달력이 벽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경우가 점점 보편화 돼가고 있다. 날짜 밑에 매일 독서와 성인축일 등을 작을 글씨로 넣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는 가톨릭 달력이 이제는 일반 달력처럼 장식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이다.
한국적인 성화나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을 담은 것이 87년도 A해 가톨릭달력의 특징.
가톨릭 달력이 본격적으로 신자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
매일 달력을 보면서 미사참례와 독서를 준비할 수 있고 영명축일을 맞는 이들을 기억. 기도해줄 수 있다는 편리함과 잇점때문에 가톨릭달력은 신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달력과는 달리 가톨릭 달력은 각 본당에서 일괄적으로 가톨릭 달력 제작업체에 주문, 신자가정에 배부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본당은 교회력뿐만 아니라 본당의 연중행사와 주일미사 안내 등도 삽입. 신자들의 본당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몇 년 전 만해도 날짜와 교회력에만 치중했던 가톨릭 달력들이 이제는 일반 달력들의 풍속도 추세에 부응, 단지 날짜뿐만 아니라 그림과 사진을 보는 장식용으로도 한몫을 할 수 있도록 바뀌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외국 성화 위주로 꾸며졌던 것에서 한국적인 성화작품이나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 달력으로 장식용 사진액자나 판넬로 만들기 알맞도록 크기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간단한 성서구절을 삽입한 것이 공통적인 특징.
20여 년 간 달력을 제작해온 가톨릭출판사가 내놓은 87년 달력은 교회력에 맞춘 내용을 한국적으로 그린 정준용 화백(아킬로)의 작품을 담은 것과 이기명 신부의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 2종류이다. 그 동안 가톨릭출판사는 오래된 성당·순교자의 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순교자 유품·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사진·가톨릭미술가협회 작품 등을 담은 달력을 내놓았다.
가톨릭출판사와 마찬가지로 주문을 받아 신자용 달력을 제작하고 있는 분도인쇄출판사는 내년도 달력을 마프크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사진으로 꾸몄는데 지난해에는 미켈란젤로의 명화를 달력에 담았었다.
주로 탁상용 사이즈로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을 달력에 담아온 성 바오로출판사는 내년도 달력에 사진작가 윤국헌씨의 꽃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을 담았다. 신자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고려. 글자 밑에 대축일 정도만 삽입한 성 바오로출판사 달력은 사용한 후 엽서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 있게 구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밖에 가톨릭 달력업체인 요한 사·성영출판사 등지에서도 외국성화·한국성화 등으로 꾸며진 달력을 내놓았다.
또한 일부 가톨릭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자체적으로 달력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한국적인 내용과 자연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도록 자연을 배경으로 한 사진작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유명성지를 담은 달력도 나왔다.
가톨릭출판사 편집부장 김원석씨는 『교회달력의 내용이 서양적인 것에서 한국적인 것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달력을 통해 예술성까지 고려해 가고 있다』고 가톨릭달력 풍속도의 경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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