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현재 전주 전동성당에서 살고있는 이 베로니까 할머니(90세)의 체험기로서 바로 베로니까 할머니의 외아들 고 김두현씨가 현대의학으로서는 도저히 고칠수 없었던 불치병을 순교자 루갈다에게 기도한 후 깨끗이 치유한 기적적인 일인데 아직도 이 지방 세인들에겐 과학으로 판명될 수 없는 신비스런 화제거리로 전해지고 있다.
때는 1931년 문제의 주인공인 고 김두현씨가 국민학교를 졸업한 직후 어느날 땅거미가 짙게 깔린 저녁이다. 당시 12살이었던 두현(요셉)군은 어머니 이 베로니까 여사와 누나 김순자씨를 한 식구로 전주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니 밖으로 대문이 굳게 잠겨있고 아무리 불러도 집안엔 인기척이 없었다. 기다리다 지친 그는 할 수 없이 담을 넘기로 했다.
그날 따라 하늘에는 달이 없고 주위는 칠흙같은 어둠이 짙게 깔린데다 12살소년으로써 담을 넘는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기다리기도 지쳤고 또 일단 월장하기로 결심한 길이라 그는 한쪽 발로 담벽을 딛고 힘차게 뛰어내렸다. 그 순간 한쪽 다리가 휘청함과 동시에 어두움탓으로 발을 잘못 딛어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게 됬는데 그 즉시부터 행보를 못하고 3년간이나 누워있게 되었다.
그동안 병석에 누운 두현군은 고명한 의원 60여 명을 비롯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고 치료를 받아 보았으나 효과는 커녕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나 아들의 병을 고치고자 혈안이 된 베로니까 여사와 두현군의 끈질긴 집념은 그후로 계속 치료를 중단치 않고 별수단을 다해 오직 투병에만 전력을 기울였으나 병은 더욱 악화만 되어갈뿐 이렇다 할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해 사순절 두현군은 어머니 이 여사 그리고 누나와 함께 40일 동안 희생과 보속을 통한 특별기도를 하고 한편으로는 병의 쾌차를 위한 기도와 극기로 9일기도를 지성으로 바쳤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의 너무 무리한 보속행위 때문인지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다리를 비롯 등에까지 3군데나 커다란 환부가 생겼다.
두현군은 즉시 전주에서 그 당시 유명했던 예수병원으로 가서 X레이를 찍는 등 각종 검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도저히 나을 희망이 없다』는 불치의 진단이 내려졌다.
그로부터 절망에 찬 신음과 불구자로서의 온갖 암운이 온 집안에 가득찬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어느날 이도 저도 못해 누운 그의 머리에『순교자 유 요한과 이 루갈다 동정부부의 묘지를 참배기도를 해보자』는 생각이 섬광처럼 지나갔다.
그날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명산을 오르는 그의 고행은 시작됐다. 불구의 몸으로 그 가파르고 험준한 바위틈을 지나 간신히 묘지에 오른 그는 열심히 기도를 했다. 어떤때는 그의 그토록 지극한 정성을 본 그의 친구 김수란씨가 그와 함께 묘지를 참배했는데 그로부터 그 친구와 함께 기도를 하러다니던 그해 사순절 마지막 날이었다.
그렇게도 쑤시고 아프던 그 상처, 즉 3군데나 구멍이 뚫여있던 환부가 씻은듯이 깨끗하지 않은가? 너무도 놀란 두현군은 곧 어머니와 함께 예수병원으로 달려가 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인가? 9년간이나 그를 그토록 괴롭히던 상처는 진단결과 깨끗이 완쾌되어 오히려 병원 당국을 놀라게 했으니...두현군을 비롯한 온 가족의 기쁨은 말할것도 없고 이 사실을 안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이 놀랍고 기이한 현상에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못할 정도였다. 그 후 그는 9년간의 긴 투병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일본으로 유학, 학업에 몰두하다가 만주에도 가서 살았는데 귀국후 건강인으로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것은 말할나위도 없다.
그런데 현재 이 베로니까 할머니는 전주 전동성당에서 90 고령으로 생존해있으며 김두현씨의 누나 순자씨는(베르나뎃따) 샬트르 성바오로회에 입회, 현재 이리 창인동본당 수녀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김두현씨는 그 후 5년간이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 1944년 26세로 요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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