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74년 1월 21일 국영 기업체에 입사하여 1988년 2월 4일 퇴직하였읍니다.

입사 시에는 급여 수준이 다른 기업체 보다 좋았으며 특히 퇴직금 지급율은 근속년한별 누진산정제도를 적용하여 개인 기업체보다 월등히 높았읍니다. 제가 입사할 때 약14년 근무하고 퇴직하는 사람들은 약 5천만 원 정도의 퇴직금을 수령하는 실정이었읍니다. 저도 약15년간 근무하면 위 금액 정도의 퇴직금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근무했는데 10ㆍ26사태 후 5공화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영 기업체의 퇴직금 지급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1980년 12월 26일경 퇴직급여 규정을 근로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강제로 개정하여 절반 수준으로 낮추어 버렸읍니다.

강제로 개정된 퇴직급여 규정에 의하여 1988년 2월 4일 제가 퇴직하면서 받은 금액은 약 3천만 원밖에 되지 않았읍니다. 종전 퇴직급여 규정에 의하면 2천만원을 더 수령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퇴직급여 규정을 강제로 개정함으로써 위 금액을 수령하지 못하였읍니다. 위 금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요?



5공화국 당시 정부는 각 국영 기업체의 퇴직급여 규정이 공무원 및 개인 기업체보다 월등히 높아 경영 부실화의 한 요인이 된다는 이유로 각 국영기업체의 경영진에게 종래의 근속년한별 누진산정제도를 변경하도록 지시하자 경영 이사진들은 근로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이사회의 결의로 퇴직금 지급율을 절반 정도로 낮추어, 새로 개정된 퇴직급여 규정에 의하여 퇴직하는 근로자들에게 절반 정도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입니다.

원래 퇴직급여 지급율을 변경하는 것은 취업규칙 퇴직급여 규정의 변경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취업 규칙은 사용자가 경영권에 근거해 사업장에 있어서의 근로 조건 및 취업 규율에 관한 획일적ㆍ통일적 기준을 정한 것입니다. 이는 법규범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읍니다. 취업규칙 중 특히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이미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읍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이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가 없읍니다. 근로기준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의사 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조합의 동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방식에 의할 것이고 이러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 변경은 그 효력을 가질 수 없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귀하가 근무하고 있는 국영 기업체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도 받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퇴직급여 규정을 개정한 것은 무효라 할 것입니다.

최근 각 국영 기업체에서 퇴직한 직원 및 근로자들이 국영 기업체를 상대로 하여 종전 퇴직급여 규정에 의한 나머지 퇴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계속 승소판결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예로서 대한주택공사, 대한석탄공사, 서울상공회의소 등이 있읍니다.

귀하께서도 나머지 2천만 원에 대하여 근무하고 계시던 국영 기업체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위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강수림 <변호사ㆍ법무부갱생보호회 성동보호구위원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