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이야르 드 샤르댕(1881~1955)의 저작집 중에 12권이 이번에 이효상 박사의 번역으로 출판된 큰 경사에 점하여, 그 위대한 사상과 또 아울러 그 번역의 위업을 다시 한 번 추앙한다.「빠리」쇄이출판소에서 간해된 떼이야르 저작집은 (그의 고생물학적 학술논문을 제외하고) 다음과 같다. ①저작집 11권 ②소책 5권 ③저작집 이외의 저작 3권 ④편지 기타 6권 도합 25권이다. 그 중에서 이번에 우리말로 번역된 12권 전집은 양적으로 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 내용으로 말하자면 저작집에서 제1권부터 제9권까지, 또 거기다가 기타 저작에서 3권을 추가한 것이다. 그의 주요한 저작집 중에서 아직 번역되지 아니한 것은 제10권「물질의 핵심」(아직 출판 미상) 제11권「기독교와 진화」다. 이로써 우리는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 떼이야르를 우리말로 충분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떼이야르의 필생의 관심은 과학과 신학의 종합이라고 한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는 현대사상의 거의 전반적인 일치를 보고 있다. 다만 떼이야르의 우주 진화의 한 요체는『인간 현상』이다. 이 말은 그의 주저의 제목이기도 하고, 그의 사상의 핵심이기도 한다. 인간을 우주 진화의 최근의 산물로 보고 이러한 인간 현상을 통해서 우주 진화의 방향을 찾자는 것이다. 떼이야르가 생각하고 있는 신학 내지 종교는 성서적 계시인 바 그것은 곧, 특히「골로세서1장 예베소서 4장」등에 나타난 「우주적 그리스도」의 개념이다. 우주적 그리스도의 이해는 교회사의 교회가 망각했거나 등한시한 것인데 그 까닭은 그리스도와 인간관의 관계를 전적으로 법률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떼이야르는 이 관계를 유기적으로 고쳐 생각해야 할 것이며 또 그리스도의 주권과 그 모습을 지구대로, 우주대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진화의 종국점에서 보게 되는 우주 생성과 성서의 우주적 그리스도는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과학과 종교의 대립은 지게된다는 것이다. 떼이야르는「인류의 미래」를 그의 특이한 개념인 정신권의 형성과 그 전개에서 본다. 지구가 생물권이라는 박막으로 굴러싸였듯이 (현대 지식은 이것을 하나의 체계로 알고 있다) 그 위에 다시 인간과 그 문명으로 엮어지는 또 하나의 박막인 초유기체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류의 미래는 개개인의 영혼 불멸에 있다고 하기보다는 인류라고 하는 이 초유기체의 형성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유기체 곧 기인류가 지구의 모태에서 지금 부화되어가는 비젼을 보는 것이다. 이 기인류의 마음은 사랑(그리스도의 마음)이지만 그 몸의 육성은 기술 과학의 발전이 그 혈액순환 신경조직 소화계통 등의 기관으로 짜여지는 것이라고 대담하게 생각한다. 그러기에 인간 출현 이후의 우주 진화는 자연적인 데서 인공적인 데로 그 수법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기술 과학의 발전을 적극적인 데로 인도하려는 그의 대담성이 있다. 떼이야르의 이러한 사상이 현대사상에 얼마나 직접적인 형성력을 과시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두 가지만 지적하기로 한다. UN의 환경문제의 교본격인 류네듀보스, 바르바라 와드 共著「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nth)의 기본 구조와 주장은「생물권과 기술권의 균형」에 있다는 것인데 이 기술권이라는 개념은 바로 떼이야르의 정신권의(세속적인) 번역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 현대 과학의 정예는 생명과학인 바 방금이라도 거기에서「새 인간」이 탄생된다는 기세다. 그런데 그 바람직한 방향을 찾는 윤리문제에 있어서 떼이야르학파(Teillhardian)의 비젼이 발언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같이 보인다. 이러한 예들은 떼이야르의 사상이 현대의 생물학적 위기를 논하는 데서나 생명과학의 기적을 바라는 데서나 같이 어디에서나 가장 힘차게 발언을 계속하고 가장 뚜렷한 미래상을 계속 제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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