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씨는 1985년 5월 ㅅ주식회사 영업용차량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성실히 근무하던 중 88년 2월9일자로 해고됐다.

ㄱ씨는 88년2월2일 회사로부터 영업용차량을 배차받아 근무하던 중 11시경 집에 들렀다가 가정사정으로 급히 부산에 가야할일이 생겼으므로 전화로 희사 총무부장에게 부산에 다녀 올 수 있도록 허가하여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총무부장이 이를 허락하면서 차량을 ㄱ씨의 집 앞에 세워놓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ㄱ씨가 비행기를 타러 김포공항에 가기위해 택시를 이용하고자 했으나 당시 교통사정으로 택시잡기가 어려웠고 시간이 촉박하므로 부득이 회사의 사전승인은 받지 아니하고 배차받은 회사차량을 이용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영업용차량 운전기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친척에게 연락하여 그차를 ㄱ씨의 집앞에 주차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런 후 ㄱ씨는 부산에 다녀온 뒤 2월4일 회사에 출근하여 근무하다가 2월9일자로해고당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상의 해고사유인 교체승무 및 지시사항 위반에 해당한다 하여 징계해고를 결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가 주장하는 해고사유인 교체승무의 개념은 정상적인 업무수행 중에 타인과 교체승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ㄱ씨와 같이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회사차량을 이용하고 이를 직접 운전하여 집에 주차시켜 놓을 수 없는 사정이었다. 그래서 위 차량을 회사가 지정한 장소에 주차시켜 놓기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집까지 운전하게 한 행위가 교체승무 위반사항에 포함된다 할 수 없을 것이며、또 이러한 과정에서 차를 주차시켜 놓은 시간이 다소 지체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지시사항 위반에 해당된다 할 수 없으므로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실제로 회사가 ㄱ씨를 해고한 것은 ㄱ씨가 평소 어용조합에 대하여 야당편에서 조합활동을 하고 바른말을 하던 것을 혐오하였기 때문이었다.

ㄱ씨는 회사에 해고의부당성을 지적하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회사에서 받아들이지 아니하므로 관할노동부지방사무소에 진정을 하였다. 노동부에서는 사실을 조사한 결과 부당해고라고 판단、해고조치를 철회하고 복직시키도록 회사에 명령했으나 회사에서는 이를 이행치 않았다. 그래서 ㄱ씨는 88년4월 부득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시켰고 검찰의 조사과정에서도 복직시키도록 화해를 주선했으나 회사는 복직시킬 것을 거부、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처벌받았다.

회사는 부당한 해고임을 알면서도 자신들이 해고한 근로자를 다시 복직시킨다면 회사의 권위가 상실될 것을 염려하여 복직시키지 않았다. 또 해고된 근로자는 해고상태에서 오랜 시일이 경과되면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다는 약점을 이용、스스로 복직을 포기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얼마간의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여러차례 협상을 제의해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ㄱ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민사지방법원에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시일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동안의 노력의 대가로 89년1월 1심 법원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가톨릭노동문제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