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루하루 미루고 있다.
아니면 어떻게 기도할 것인지 방법을 몰라 망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복잡다단한 일로 하루를 동분서주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가끔 하루를 돌이켜보고 앞일을 설계할 수 있는 호젓한 자신과의 시간을 얻고 싶어한다.
요사이 기계물질문명이 고도화된 서구에서 조용한 명상을 요하는 선(禪)이 성행한다는 이야기를 우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루이 에볼리 신부는「어떻게 기도할 것인가」에서 기도란『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하는 가운데서 우리 자신을 성령의 작용에 맡기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어 그는『그래서 우리 심부(深部)에서 내적 활동이 조금씩 스며나오다가 졸졸 흐르고 마침내 성령의 영감을 받아 분출할 때까지 그분이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기 쉽게 우리가 성장한다』고 했다.
즉 기도는 우리보다도 더 위대하신 어른께 길을 터드리는 것이고 아버지께 대한 기쁨과 사랑을 깨닫는 길이라고 설파한다. 전능하신 성부의 아들 예수도 기도하셨다.
예수는 먼저 조용한 곳으로 몸을 피하시고 그곳에서 열렬히 기도하셨다.
제자들은 그가 돌아올 때는 항상 열정이 드러나고 사랑과 기쁨의 빛이 솟는 것을 목격했다.
후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는 제자들에게「아버지」란 말을 처음 훈련시켰고 당신의 이름으로 아들의 이름으로「아들처럼」기도하라고 명하셨다.
그렇다. 우리가 드리는 최대의 참다운 기도는 자녀로서의 기도다. 우리를 자녀로서 만드는 자체가 은총의 사업이며 그것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행위다.
먼저 자녀가 되는 것이 모든 기도의 원천적 바탕이 되는 근본적인 자세이다. 아우구스띠노 성인이 말한 것처럼『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받기를 원하는 것 이상으로 무한히 주시고자 하신다』라는 아버지께 대한 신뢰심 없이는 우리가 매일 같이 드리는 기도는 앵무새의 지저귐에 불과하다. 우리는 어쩌다 무릎을 꿇고 조용히 앉아 봤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떨치고 일어서는 경우가 많다.
기도란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여기서 에블리 신부는 기도는『다른 생명으로 태어나는 순간』이라고 피력하면서 태어난다는 것은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부언한다.
기도를 바치는 순간은 하느님께서 사물을 보시듯 우리도 그렇게 사물을 보기 시작한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시계(視界)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분의 생명이 우리를 지탱한다.
기도란 우리가 추구하는 사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성령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기도는 주님과 심오한 상통을(相通) 하는 장소라고 기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에블리 신부는 계속해서 활동 없는 기도는 퇴보한다고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안내하고 있다. <값 5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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