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로는 교회가 구약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임을 설명하고서 이 백성과 그리스도와의 깊고 오묘한 관계를 인체에 비겨서설명한다. 바울로는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가 한몸이라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와 신자의 일치를 강조한다(신비체라는 말은 후대에 만든 말이다).
우리는 흔히 몸을 육체와 동의어로 쓰지만 고대 동방민족인 유대인들에게는 몸이란 인격을 뜻한다. 마치 한국어에서「이 몸이 대령했나이다」하면「내가 왔읍니다 」하는 뜻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몸은 영혼 육신을 포함한 개념이다.
그리스도의 몸
바울로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구원된 모든 이는 한 몸이 되었다고(갈라3、23~29)말하고、신자는 세례로써 재생하여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었다고(1고린6、15~17)말하고、우상숭배를 경계하는 기회에、주의 성찬식에서 우리는 같은 빵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서로가 한 몸을 이룬다고(1고린 10、16~17)말하고 있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에 딸린 지체는 많지만 그 모두가 한몸을 이루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그러합니다. 유다인이든 그리스도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우리는 모두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몸이 되었고 같은 성령을 받아 마셨다…여러분은 다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으며 한사람 한사람이 그 지체가 되어있다』(1고린 12、12~13ㆍ27).
『사람의 몸은 하나이지만 그 몸에는 여러 가지 지체가 있고 그 지체의 기능도 각각 다르다. 이와 같이 우리도 수효는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몸을 이루고 각각 서로의 지체 구실을 하고 있다』(로마12、4~5).
교회의 머리
골로사이 서간은 더 분명하게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요、교회는 그의 몸이라 한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이시다』(1、8)『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몸으로 채우고 있다』(1、24)、세속적 원리에 속은 인간들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의 지체가 아니다』(2、19).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아서 한몸이 되었다』(3、15).
에페소 서간에서는 원숙한 신비체 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으며그분을 교회의 머리로 삼으셔서 모든것을 지배하게 하셨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진다』(1、22~23).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대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또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셨다』(2、15~16).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이란 이방인들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면서 유대인들과 함께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한 몸의 지체가 되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함께 받는 사람들이 된다는 것이다』(3、6).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이시다』(4、4). 성령의 은사들은『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하시려는 것이다』(4、12).
그리스도와 한몸
그러므로『우리는 사랑 가운데서 진리대로 살면서 여러 면에서 자라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한몸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난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도 이와 같이 사랑으로 자체를 완성해 나간다』(4、15~16).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인 교회의 구원자로서 그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것처럼』(5、23)『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이다』(5、30).
이상에 인용된 구절들을 종합해보면 바울로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안에서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보고있고、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십자가의 승리로써 획득하신 신자들을당신에게 결합시키신다. 그러므로 교회는 가시적인 사회적 집단이기 전에 그리스도와 신자와의 신비로운 결합체이며 그리스도의 구원의신비를 연장하고있는 영신적 실체이다.
이 신비체에 참여하는 첫걸음은 사도들이 선포한 구원의 복음을 믿는 것이다(1고린15、11 : 로마10、14~15). 이 복음은『예수그리스도께 대한 메시지』(로마16、25)이고 이 메시지를 인정하고 승복하고 신뢰하는 것이 신앙행위이다(갈라3、26 : 에페1、15 : 골로1、4).
신앙은 선물ㆍ은총
신앙은 하느님의 영광과 진리를 알게 해주는 선물이며(필립1、29)은총이다(에페2、8). 사랑은 이러한 신앙으로써 세례를 받아서 하느님의 상속자가 되고(로마8、17)공동체의 일원이 된다(갈라3、26~28). 그리고 이사람은『새 사람이되어(2고린5、17)인간안에서 작용하시는 그리스도의 생활을 하게된다』(갈라2、19~20).
이 새로운 생활을 묘사하기 위하여 바울로는『그리스도안에』『그리스도와함께』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바울로의 여러 서간에서 1백64회나 사용된『그리스도 안에』라는 표현은 많은 경우에 그리스도적(的)이라는 형용사로 이해되지만 그 깊은뜻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존재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다운 생활을 한다는것이다. 그래서 바울로는『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안에 살으신다』(갈라2、20)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와 함께』라는 표현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활동에 동참한다는 뜻이고、따라서 우리도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그의 구원사업에 협력할 수 있는 것이다(로마5、12~19 : 1고린15、45~49).
성령의 은사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그리스도와 함께、새로운 생활을 하게하는 힘은 성령이시다. 성령은 신자들을 부르시고(에페4、4)、복음을 인식시키시고(1고린2、6~16)、그들 안에 머물러 계심으로써(1고린2、12)、그들을 거룩하게 하시고(1고린6、11)、그리스도와 그들 상호간에 일치시키시고(1고린6、17)、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여러 가지 직무와 은사를 나누어 주신다(1고린12、4~11 : 로마 12、6~8).
성령께서 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주시는 직무와 은사는 다양한데(1고린12、28 : 에페4、11)사도、예언자、교사를 특히 중요시한다. 이 직무들에는 후에 교계제도로 확정된 감독、장로、집사 등과 교회건설에 이바지한 카리스마적 직무 등이 섞여있다. 아직까지 직능의 구별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설교하고 성사를 집전하고 신자들을 다스리고 있으며(1디모3、5 : 디도1、5)、안수(按手)로써 그 직책을 다른 사람에게 저수하고 있다(1디모1、18 : 4、14 : 2 디모1、6).
정하권
<몬시뇰ㆍ대구가톨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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