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리는 시간부터 해뜰때까지 동네주민들의 안녕을 위해 부지런히 뛰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귀가하는 퇴근시간인 저녁시간이 이들 방범대원들에겐 출근시간이며、오후11시쯤 늦은밤 시간이 이들에겐 초저녁이다.
현재 파출소 내「자율방범협의회」소속으로 되어있는 방범대는 지난해까지 주민들이 내리는 방범비로 운영되어 왔으나 지난 대통령선거 공약에서 방범대원의 신문보장을 언급한 이후 주민들의 방범비 납입은 없어지고「지방고용직공무원」대우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불분명한 상태다.
방범활동이 오늘과 같은 형태로 실시된 것은 65년 서울특별시와 부산직할시가 파출소마다 직접 수급、자발적으로 운영해왔다.
해방직후 농촌에서 가을걷이가 끝난 후 쌓아놓은 볏단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해 지키는 것에서 기원하는 방법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딱딱이」소리를 그 상징으로 지역의 안전을 지켜왔다.
현재 방범대원들은 오후7시가 지나면 관할 파출소에 나와 정복을 착용하고 무전기와 방망이를 휴대한 후 방범구역으로 간다.
대부분 초소를 중심으로 관할구역을 순찰하는데 초소의 난방상태ㆍ구조는 매우 열악하며 손상되어도 거의 수리를 못하는 실정이다.
방범은 말 그대로 범인을 쫓는 기능보다는 범죄를 미리 막는다는 차원에서 활동 하지만 일단 유사시 현장에서는 경찰처럼 격투를 벌이기도 한다.
민생치안의 문제가 자주 언급되는 오늘에 있어 가스총ㆍ흉기ㆍ자동차를 동원、전문화하고 날로 흉악해져 가는 범죄 상에 비해 방범대원이 휴대한 플라스틱 방망이는 무력해 보이기만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방범대가 십수 명의 적은 대원으로 넓은 지역을 관장하기 때문에 업무량의 과다 외에 심리적 부담감 또한 크다.
서울특별시 서초경찰서 양재파출소의 경우 7만6천여 명 주민에 15명의 방범대원이 관할하여 결국 한 방범대원이 5천70여 명의 안전을 지켜주는 꼴이다.
위험한 경우 방범대원들끼리 연락을 하는 무전기외에 아무것도 없이 어두운 밤에 방범대원들은 홀로 순찰을 돈다.
사당동지역 방범대원 신원재(힐라리오)씨는『범죄 형태는 날로 험해지고 도둑들은 떼를 지어 다니는데 우리는 혼자라 불안한 마음도 있다』면서『가장 시급한 것은 인력증원과 장비의 현대화』라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휴식을 취하는 늦은 밤에 깨어 일하는 것은 높은 직업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가 휴식시간인 방범대원들은 잠을 자느라 세끼 식사를 찾아먹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며 그래서인지 장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대원들이 많다. 올해 4년째 방범대원으로 근무해오고 있는 이열규씨(34)는 건강과 함께 신분이 불확실한 현재의 상태는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민들의 불신감도 적지 않아 사고 시 방범대원을 의심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방범대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낮은 봉급. 방범대원의 본봉은 18만4천원이며 1호봉당 5천원씩 더해져 2년을 근무할 때 19만4천원의 봉급을 받는다.
4인기준 도시근로자 평균수입을 30만원으로 볼 때 방범대원의 경우 평균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대원들의 생활이 어려워 대부분 맞벌이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낮과 밤이 뒤바뀐 방범일을 하는 남편과 아내는 얼굴도 못보는 경우가 허다해요』
이렇듯 어렵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대부분의 방범대원들은 이 밤도 주민들의 안전을 수행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직업이「방범대원」임들 떳떳이 밝히기를 꺼리는 방범대원들에게 그들의 수고가 사회를 받쳐나가는 모퉁이돌임을 자신있게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작업조건이라도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朴貞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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