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복음화와 예언적 교시
현대 사회의 복음화에 적극 자세를 취하는 데 있어 하느님이 인간의 희망과 절대적 미래로서 또 인간 상호간의 사랑의 근원적 깊이와 보증으로써 그리스도를 통해서 세상에 스스로 양도하시는 구세사적 사실과 절대 약속을 믿는 절대적 희망으로 말미암아 신앙의 책임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신앙의 책임은 인류 사회 즉 세계에 대할 때 복음적 입장에 서게 하면서 예전자적 태도를 취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백성인 새 사람으로서 복음운동을 하려 할 때 복음의 정신 특히 십자가의 복음에 따라서 예언자적 역할을 하여야 함은 인간 사회에 파견된 메시아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인류 사회가 세속화하여 자율성과 자주성이 확립되면 될수록 하느님의 나라의 절대 희망을 선포하는 복음화는 예언적 교시로서의 예언자적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 사회는 하느님의 사랑의 대상으로 창조되어 그의 구원 계획의 범주 안에 있으므로 구원의 원리인 사랑의 충고를 면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세속화를 인간 사회의 구조와 가치 체계에 있어서의 다양화(多樣化)로 파악한다면 이러한 세속화현상 가운데서 복음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새로운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예언자적 교시를 할 수밖에 없다.
복음은 절대 희망의 선포
인간의 모든 소망인 미래의 구원에 대한 기대는 생명에의 희망으로서 표현되는 것이다. 성서에서 보면 하느님의 인간에의 자기 양도는 온전히 생명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복음은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에의 절대 희망을 주는 것이다. 인간의 절대 희망은 길이며 진리며 생명인 그리스도를 따르므로 해서 하느님의 절대 약속으로써 성취된다.
그러므로 복음의 창조적 구원 기대의 기본적 차원은 복음의 절대 희망을 선포하는 종말적 희망에 있다. 하느님은 절대 미래로서 예수 그리스도의「육화의 신비」의 전개를 통해서 현실 인간 사회와 인간 세계사 안에 투기(投企)하여 구원의 외지로 인간에게 종말적 희망을 주는 까닭에 그리스도의 복음의 선포를 하게끔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복음화는 그리스도의 종말적 복음을 현실의 사회적 상황의 여러 조건 밑에 명확히 표현하여야 할 뿐 아니라 인간 세계에 대한 하느님의 자기 양도의 절대적인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에 있어 철회될 수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 왜냐하면 복음의 희망은 인간의 현실적 실제적 생활과 이 지상의 생활의 장소인 사회적 여러 관계에 대해 창조적이고 해방적인 관련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교회의 예언적 교시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교회는 현대 사회에 있어 복음화를 적극 추진해야 함은 그 본질적 사명으로 봐서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아직 그리스도교적 전통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사랑의 충고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예언적 교시를 강력하게 하여야 한다는 과제는 그리 쉽게 파악돼 있지 않을 뿐더러 실행하는 데 많은 문제가 제기되는 것 같다.
그러나 교회는 절대 희망으로 말미암아 살아가는 까닭에 공동체로서 자기의 존재가 하느님의 나라에의 기대라는 것을 알고 고백하여야 한다. 이 하느님의 나라에의 절대 희망은 교회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예언적 역할로서 예언적 교시를 하게끔 하는 것이다. 더욱 그뿐 아니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 있어서 하느님의 말씀임으로 어느 의미에서는 예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실 교회는 예언인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예언에 있어 자기의 계획을 세계에 밝히고 또 교회는 세계 안에서 지금 현존하여 활동하고 있는「구원의 사건」의 성사이며 표지임을 생각할 때 본질적인 면에서 하느님의 계획의 활동적 예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자기의 본질 자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깊이 자기 이해하고 또한 하느님의 백성들은 올바른 신앙이 이해에서 우러나오는 신앙의 책임을 뼈아프게 느끼고 절대 미래의 약속에 의거한 예언적 교시를 충실히 하여야 하겠다.
교회의 하느님의 백성은 누구나 다 세계 사목헌장 43절에서 상세히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구약에 있어서 이미 스캔달을 예언자들이 강력히 규탄하였고 더욱이 신약에 있어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중한 벌로 경고하였다는 것을 상기(想起)하고 교회의 권위를 빙자히지 않으면서 언제나 대화를 통해서 서로 깊이 이해하여 신앙의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하겠다. 하여 애덕의 사회성을 깊이 인식하고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들과 현대 세계의 자유스러운 역사적 결단에 대한 실천적 호소를 하면서 창조적 책임을 완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교회는 종말적 신앙과 사회적 실천의 관계에 대한 자기 규정을 하면서 그리스도로부터 현실 사회에 파견했다는 사명의식을 자각하고 예수의 구원이 사회 안에서 예언적으로 성취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며 현실의 사회적 상황에 미래의 비젼을 제시하는 예언적 교시를 하여야 하겠다. 그리하여 교회는 예수께서 하느님이 처음부터 행사하신 세계에의 지배만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절대적인 하느님의 나라를 선언한 것을 상기하면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메시아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복음화 운동을 추진하는 데 있어 예언적 교시라는 과제를 신도 수도자 성직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수행토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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