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기사를 읽는다. 공장 작업을 마치고 집에 늦게 돌아오던 한 여직공이 밤에 골목길에서 낯 모르는 청년한테서 강박으로 순결을 빼앗겼다. 많은 사람은 분노를 느끼고 처단할 것을 건의한다. 그러다가 여자는 왜 그런 곳을 늦게 다니는지 모르겠다면서 어느 정도 여자한테도 책임을 묻는다.
이러한 경우 교회 윤리는 무엇이라 말하는가?
첫째 강박이라 함은 저항하는 사람을 힘으로 누르고 어떤 행위를 억지로 시키는 것을 말한다. 저항한다는 것은 힘을 힘으로 대하거나 싫다고 거절하거나 그러지 말라고 만류하는 따위를 말한다.
이런 경우에 그 강박성이 커서 상대가 못 이길 정도로 센 힘으로 강박이 가해질 때는 절대강박이라 하고 전력으로 저항하지 않거나 전력으로 저항하지만 속으로 은근히 동의하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것을 상대적 강박이라 한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앞의 여직공의 경우 남자의 힘이 세고 도저히 전력으로 반항을 해도 힘이 모자랄 때는 절대강박에 속한다. 그러나 강박은 있지만 당하는 본인도 속으로 그것을 원했을 경우는 상대적 강박이라 하겠다.
그러나 의지의 작용은 본질상 강박을 받지 않는다. 이유는 외적 폭력이 내적 기능에 접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절대적 강박으로 시킨 행위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내가 원한 것이 아니고 나의 의지에서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죄도 되지 않지만 공로도 안 된다.
폭력으로 우상에게 절을 시키거나 어떤 행위를 강조했다면 그것은 책임을 안 져도 좋다.
상대적 강박은 의욕을 적게 할 뿐이지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적어도 자기가 받는 정도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
전력으로 강간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그런 것을 의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으로 저항하지 않거나 그런 기회를 일부러 만들어 주는 것은 쾌락에 동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자기 몸을 허락한 거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죄가 성립된다.
끝으로 비록 겉으로는 온 힘을 다해서 저항했지만 속으로 동의하는 상대적 강박에는 죄악을 멸소시키지 않는다. 전력으로 저항했지만 힘이 부족해서 강간 당하는 여자가 더러운 쾌락에 동의함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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