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의 원로 동랑(東朗) 유치진(柳致眞ㆍ돈보스꼬) 씨가 10일 오전 8시 남산 드라마센타 내 자택에서 고혈압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1일 연극인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뇌일혈로 졸도, 입원 가료 중 회복이 안 돼 이날 자택으로 돌아왔다.
고인은 6ㆍ25 동란 때 2남 세형(世馨) 씨의 병고로 가톨릭과 인연을 맺게 돼 64년경 장면 박사를 대부로 박귀훈 신부 주례 아래 영세 입교했다.
중구 예장동 8의 9 드라마센타 자택에는 미망인 심재순(沈載淳ㆍ67) 여사와 함께 유족으로는 장녀 인형(仁馨ㆍ39) 체미 중인 장남 덕형(德馨ㆍ38) 차남 세형(世馨ㆍ36) 씨 등이 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14일 오전 10시 드라마센타에서 박귀훈 신부가 집전한 가운데 연극인장으로 거행됐다. 장지는 남서울묘지. 故 유 씨는 1923년 18세 소년으로 동경에 건너가 유학하면서 이때 로망로랑의 저서「민중의 연극론」에 크게 감명을 받아 연극제에 투신 그동안 40여편의 희곡과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처녀작「土募」(1933)을 비롯해 그는「버드나무 선 동리의 풍경」「소」「빈가민」등 토속적(土俗的)인 농촌문제와 일제 압정하의 민속적인비애를 토로한 센티멘털리즘과「춘향전」「사육신」「처용의 노래」등 역사극을 통한 로맨티시즘이 그의 작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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