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한국인 최초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명예 영제국훈장 코만더장(CBE)을 수여 받은 성공회 이천환(李天煥ㆍ51) 주교는『개인의 영광이기보다는 한국 교회와 국가의 기쁨』이라면서 자신은『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뿐』이라고 그 첫 소감을 말한다.
이날 김상만 동아일보 사장과 함께 이 주교가 여왕을 대리한 피터슨 영국 대사로부터 수여 받은 이 훈위는 영국 여왕이 주는 외국인으로서의 최고 영광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 주교에게 이 훈위를 주게 된 동기를「한국인 최초의 성공회 주교로서 성공회 발전과 복음 전파 및 교회 일치에 많은 공적을 쌓았고 특히 73년 3월「켄터베리」대주교가 방한했을 때는 주도적인 역활을 담당하여 큰 성과를 거둔 업적을 치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연초 성공회 사목 지침서에서 이 주교는『한국 교회는 지금 위대한 전환의 시점에 다다랐다』고 지적하고『전통교회의 그릇된 점을 비판하고 참된 교회의 자기 발견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시도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교회가 자기 발견을 한다는 것은 거짓과 기만의 악들을 밝혀 비판하고 사회에 대한 부단한 참여와 이에 대한 양심의 외침』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와 더불어 그는『각성치 못한 교회는 자기의 위치를 철저히 발견해야 하고 그 위치를 발견한 교회는 용기 있는 자세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교회의 혁신을 주장했다.
사회와 떨어져 사목활동을 할 수 없다고 단정 짓고 있는 이 주교는『한국 교회는 자체 내의 쇄신과 더불어 사회와 민족을 살려낼 수 있는 중대한 시점에 살고 있다』 고 교회의 사명을 일깨우기도 했다.
현재 한국 성공회 신자는 모두 3만 명에 달하고 서울 대전 부산 3교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70개의 성당이 있다.
한국 성공회 신자들의 대표로 국내의 활동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이 주교는 1922년 전북 정읍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한때 승이 되기 위해 금강산에 입산했으나 부모들의 만류에 못 이겨 하산 그 후 18세 때 우연히 성공회 교회를 찾아들었다.
우연하게 일치한 일이지만 이 주교가 세상에 태어난 해는 바로 현 서울교구 주교좌 성당이 정초식을 거행한 때다.
이 주교는영국「켄터베리」신학대학을 졸업 53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그 후 상주교회 주임과 청주 전도학원장직을 역임한 후 65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주교로 승좌 성공회 서울교구장이 됐다.
현재 한국 성공회 전국의회 의장을 겸임 사목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 주교는『다망한 생활을 하다가 영성생활에 소홀할까 봐』항상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인격 도야 및 영적 독서 기도생활 등 목자로서 지녀야 할 호젓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최대의 소망이란다.
항상 주교관을 개방하여 모든 이들의 친근한 벗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 주교는그가 갖는 호젓한 시간은 새벽 5시경이다. 이때 그는 모든 사목활동의 계획을 수립할 뿐 아니라 신문에 실리는 원고를 쓴다.
집안 식구 중 여동생이 가톨릭에 귀의한 이 주교는 성공회, 천주교 일치위원회 초대위원장을 비롯해 기독교협의회, 대한 성서공회 회장 등 대한기독교서회와 연세대학교 이사장직에 역임하면서 신ㆍ구교의 일치를 위한 가교적 역할과 한국 교회와 사회 발전에 많은 공헌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주교는 71년 연세대에서 명예의 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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