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소개=퍽이나 단조로운 감을 주는 성화이다. 배 안에 앉아 있는 세 사람 중에 앞과 뒷사람은 붉은 옷을 입고 있으며 가운데 사람은 푸른 옷을 입고 있다. 세 사람 머리 위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옷처럼 밝은 빛깔의 노란색이다. 배는 고동색이며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물은 짙은 초록색이고 아래 위의 배경은 붉은 색깔로 그려져 있다. 묵상=요한 보로스<역자 주> 사방에서부터 몰려오는 듯한 검푸른 물결은 배를 뒤집어 엎을 것만 같다. 그림을 둘러싸고 있는 대조적인 이 붉은 색깔은 그들이 급박한 위험 중에 있음과 공포를 더더욱 잘 나타내고 있다. 배 안에는 세 사람이 무서워 떨며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들은 마치 배가 그들을 보호해 주기나 하듯이 배 안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다. 앞에 사람이 뒷사람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자신도 떨고 있다. 그들은 세 명이지만 모두 하나 같이 무서워하며 서로서로 뒤에 숨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거룩하신 분이 여기 계시다! 그분의 빛은 마치 밝은 돛처럼 반사되고 있다. 그분은 조용하고도 위엄에 찬 자세로 앉아 계신다. 그분의 눈길은 무서워 떨고 있는 이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머물고 있다. 여기는 무서움이 없다. 그분은 두 손을 무릎 위에 얹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앉아 계시다. 그분은 혼자 계시며 또 다른 이들 맞은 편에 계시려고 혼자 있는 것을 원하신다. 그 거룩하신 분은 바로 그리스도 자신이시다.
그리고 여기에 나타난 그분의 눈부신 성광과 보호하는 불꽃과 크나큰 자비를 이 세상 사람이 볼 수 없었음과 같이 나도 내 눈을 감고서는 알 수 없다. 주님은 내 곁에 계신다. 그러나 그분은 우리가 공포 중에 있을 때 외부적으로만 도와 주는 그런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우리의 공포와 죽음 속으로 들어갔으며 또한 우리를 위해서 공포와 죽음을 마치 자기의 것인 양 받으셨다. 공포와 죽음의 물결은 그에게도 덮쳤다. 그러자『그는 떨며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음의 공포가 닥쳐오자 그는 끊임없이 기도하였고 그의 땀은 마치도 핏방울처럼 땅 위에 떨어졌다』.『9시가 되자 예수는 큰 소리로 내 하느님, 내 하느님 왜 나를 버리십니까? 하고 외치셨다』우리의 모든 불안과 죽음의 위험을 그분은 암흑과 시간까지 순명하시며 자신이 받으셨다. 바로 우리를 위해서!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모든 죽은 자들 중에서 제일인자로, 그리고 언제나 우리를 위해서 모든 불안과 죽음에서 처음으로 건져내신 분으로서 부활케 하셨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 공포 중에 구원자와 보호자로서 우리 가까이 계신다. 빛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그분의『가까이 계심』안에 나는 나 자신을 숨긴다. 그리고 나는 공포와 불안 속에 있는 형제들을 그분께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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