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걔를 내 품으로 끌어당겼어. 아가 적에 느끼던 것과 똑같이 걔는 비둘기 같은 심장을 갖고 있었지. 내게 포근히 전해졌어.
심장이 그처럼 따스한 건 차니뿐일 거야. 뜨거운 게 아냐. 그건 우악스러워. 오직 포근하고 따스하지.
내 마음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게 있었어. 그렇지, 사랑은 죽음을 뛰어넘는 거라고.
『차니야 삼촌도 마찬가지야』내가 조그맣게 말했어.
『그래. 나도 꼭 그렇게 느꼈어』
봐. 그애는 벌써 나를 알고 있었던 거야. 내가 생각하는 건 무엇이나 알아버리고 말거든.
『그러니까 내가 삼촌한테 말한 거야』
『그래?』
『응 같이 느끼면 같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있지만?』
『난, 삼촌이 나와 같은 생각일 거라는거 삼촌이 오기 전에 알고 있었어. 그래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뻐』
『나도』
나는 지금도 차니가「기뻐…」라고 말하는 데에「나도」라고 수없이 되풀이 대답하고 있지.
어떻게 내가 그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을 거스를 수 있겠어? 그럴 수 없어. 「나도」라고 대답하는 게 내게는 굉장히 큰 기쁨이야.
내가 이 대답을 거스르지 않는 한 차니는 내게『기뻐…』라고 늘 말해 줄 거야.
난 아직도 너와 차니가 어떻게 해서 알게 됐는지 몰라.
좋아. 서로 안다는 건 확실히 매력 있는 일이야. 그러나 진우. 조심해 줘. 너무 덤비는 게 아냐. 네쪽에서 차니를 마구 생각해 버리는 것 말야. 차니에게는 몹시 위험해. 계속할까? 그때 우리 많은 이야기를 했어. 마음으로. 어느새 차니는 조용히 울기 시작했지.
따라서 나도 울었어. 서로 무엇이든지 다 통한다는 건 정말 좋은 거야.
『삼촌 아빠 날개는 몹시 가벼웠나 봐』
『그랬나 봐. 그러나 삼촌은 한 번도 아빠의 날개를 보지 못했어』
『어머 나도야. 한 번도 보지 못했어』
차니의 생각이 너무 유아적이라고 할 수 없어.
그애는 충분히 세상에 대해서 깊이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으니까.
열네 살'짜리 소녀가 십 년 전의 아빠에 대한 추억은 맑은 시냇물 같은 거야.
두 손에 움켜쥐면 손사래로 걸려지는 물방울이 구슬 같듯이 걔의 이야기는 수정처럼 맑았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칭찬이 될까?
『그러나 난 아빠 날개가 몹시 훌륭했다고 생각해』
난 대답하지 않았지.
형님에 관해서는 차니가 모두 소유할 권리가 있었으니까.
나는 같이 느낄 수 있기만을 바랬어. 내 어깨에 팔을 걸고 작은 머리를 가슴에 눕힌 채 걔는 다시 말했지.
『왜냐면 아빠는 단 한 번에 나를 수 있었잖아. 그래. 단 한 번이야. 엄마도 한 번에 날아서 아빠에게 가고 싶은 거야』
『정말 그렇구나. 차니야 그러나 엄마는 아직 날아가고 싶지 않을 거야』
『왜?』
『차니에겐 아직 날개가 없으니까』
『아냐. 그건 삼촌과 내가 틀리다? 날은다는 건 어떤 것도 아깝지 않은 거야 엄마도 물론이겠지』
『글쎄?』
『정말이래두』
『그럼 차닌 어떡하지?』
『삼촌이 계시잖아』
『아참 그렇지, 우리는 같이 날개를 준비해야지』
『아냐, 날개는 우리가 준비하는 게 아냐 그건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 줘. 우리가 모든 것을 아까와하지 않으면 벌써 날개는 준비된 거야』
우리가 아직 더 이야기하고 있을 때 엄마가 차니를 불렀어. 차니는 어른답게 엄마를 돌봐드리고 있었지. 일어나고 싶어하는 엄마를 정성스럽게 일으켜선 이불로 편하게 자리를 만들고 앉혀드리는 거야.
나도 거들었어. 엄마는 우리를 미소해 줬지. 수심에 싸인 모습이었지만 조용한 분이었어. 내가 어렸을 때 그분은 나를 얼마나 돌봐주셨는지. 우린 같이 식사를 했지. 많은 우스운 이야기도 했어.
그러나 차니 아빠에 대해서나 날개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피하려고 노력했지. 긴장하고 피하도록 하지 않으면 어느새 머리속은 그것으로 가득 차 버리는 느낌이었거든.
차니는 조그만 나팔을 가지고 있었어.
나팔을 불기 위해서 머리를 발딱 위로 제낀 품이 어쩌면 그렇게 좋았을까? 금방 날개를 달고 날아가 버릴 것처럼 가볍게 보였지. 조그만 나팔은 많은 음정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
조그만 나팔과 조그만 차니는 하나가 되어 하늘과 땅 사이를 오르내리며 소리 질렀지.
그리고는
『어때? 내 나팔은 내 말을 전부 안단 말야』
라고 우리에게 말했지.
그러면 걔 엄마는 이렇게 대답해 줬어
『네 꺼니까』
『그래, 엄마, 바로 내 꺼니까 나를 아는 거야. 나도 말야 엄마 꺼니까 엄마를 전부 알어』차니의 말은 정말 옳았어. 걔가 자기 엄마 것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비밀한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날개를 볼 수 있었겠어.
걔는 조그만 나팔이 자기 것인 것처럼 완전히 엄마 것이 되어 엄마를 전부 알고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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