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 복음화와 교회구조
현대 사회를 복음화하여 복음화 사회를 형성해야 할 오늘의 우리 교회가 그 구조로 말미암아 복음에 대한 여러 가지 반대와 여러 가지 장해가 있다면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만일 교회스스로의 조건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말씀을 확대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든가 또 더욱 방해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복음화에의 장벽을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자처하는 우리 교회가 쌓아 올리고 있는 결과임에 틀림없다.
사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몰고 온 복음 선교에 관한 획기적인 일대전환은 한국 교회의 성직자이든 신도이든 많은 가톨릭인의 감정 안에 복음 선교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가지지 못함으로써 곤혹이 지배하였던 것 같다. 더욱 신학은 선교와 선교활동에 관한 연구에 있어 체계적 통일을 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 사실 복음의 원천과 그리스도의 교회의 기원을 확실히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답이 나올 것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복음에 대한 방해물이나 장애가 교회 내부에 있는가를 예의주시하여야 하겠다. 하여 복음화의 사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교회의 제반 현실의 상황을 진실하게 탐구하여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밝히고 선교와 교회 구조를 강구하면서 선교와 교회 구조를 강구하면서 내적 쇄신을 기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의식 구조
교회는 지금까지 현실 사회와의 관련에서 벗어나는 경향 가운데 이른바 종교적 입장에서 스스로를 폐쇄화하고 교회 중심주의로「겟토」화하여 모든 것을 교회 주임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었다.
이것은 교회가 성서의 이해와 성서 묘사를 너무 교회 중심으로 생각하여 하느님의 백성의 생활 의미를 과도로 정신화함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을초자연적 경향에서 오해하는 데서 생겼던 것이다.
성직자는 스스로뿐 아니라 신도를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성교회 안에서 보호하는 영적 지도에 치중하였다.
또 성직자는 제의(祭儀)를 주로 하는 제대 중심의 사제직에 힘을 쓰는 사목 관리로 말미암아 자연히 파견된 자로서의 선교의식을 뚜렷이 가지지 못하였다는 것으로 것으로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기실 교회는 선교 그 자체인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것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회의 파견의식의 확신은 자기를 파견한 그리스도에게 충실케 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려는 선교의식을 굳게 하는 것이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선교에 관한 교령에서 교구 공동체(37) 주교(38) 사제(39) 수도자(40) 신도라는 하느님의 메시아적인 백성 전체(36) 그리스도교도로서의 신도의 신분(身分) (36) 사제의 임무(39) 주교의 임무(38)에 근본적으로 부관된 선교적인 소며에 응답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지금까지의 의식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조하여 복음의 원천에의 회심(回心)으로 내적 쇄신을 기필코 달성해야 하겠다.
사목 구조
교회의 지금까지의 사목 관리는 교회를 운영 관리하는 데 관심을 두었다고 해도 그리 틀린 애기가 아닌 듯하다. 물론 교회 안에는 관리상 필요한 인간적인 요소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사목자가 관리자의 직무에만 전심(專心)하여 기업 관리화하는 경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뿐 아니라 어느 면에서는 오늘의 사목 자체가 안전을 위한 제도로서 교회법적 환경을 강조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교회의 사목 관리는 문자 그대로 사목 전 관리가 되어야 하겠다. 다시 말해서 관리라는 것은 사목이라는 목적 안에 통합되어야 한다. 그 사목도 결코 주교나 사제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목에 가담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목자로서 세계를 메시아적 행복으로 이끌면서 자기의 충만인 세계 안에 자기의 몸인 교회를 성장시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진실한 세계와 깨끗한 교회를 소망하고 있음을 안다면 성직자는 사목을 교회적 이기주의로 신자들의 개인 구령이나 교회적 보호로만 생각 말고 그의 의미를 넓혀 예언가적이고 사제적이고 왕적인 활동의 구체적인 종합으로 나타내야 하겠다.
그리고 또한 많은 성직자와 신도는 예비자의 교리교수를 가지고 복음화의 전부로 알고 있는 듯한데 실은 복음 선포의 복음화는 명확히 신앙과 예배와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의 생명을 견습하는 영세 예비 단계와 구별되어야 한다. 복음화의 복음 선포는 회심을 일으킬 목적으로 그리스도와 산 하느님을 알리는 것을 문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비자의 교리교수로써 복음화의 사명을 다했다고 볼 수 없는 까닭에 교회는 전체 구성원으로 하여금 전례적 사도적 생활에 의해 예언적 왕적 사제직을 자각하여 실천토록 하는 사목 구조의 형성에 노력해야 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사목 구조는 새로운 교회론에 의거하여 새로운 사목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사목상의 제반문제와 더불어 개혁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임으로 모든 사목은 선교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방향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까닭에 사목 구조 또한 선교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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