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있다. 교리반에서 교리 공부를 잘 하던 한 예비신자가 어머니의 병 간호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여러날째 물도 한 모금 마시기 어려운 중한 병자였다. 교리반에서는 주일미사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참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주일날 아침 중병 환자인 어머니를 홀로 두고 성당엘 갔다. 갔다와 보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말았다.
이런 경우 이 예비신자는 주일날 성당에 가야 한다는 원리는 잘 알았으나 실천행위에 적응을 잘 못했다. 병자를 간호해야 할 사람에 대한 사랑의 계명이 더 중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참된 양심은<옳은 원리를 알고 적용함으로써 지금 이 행위의 대상이 행해야 할 선인지 피해야 할 악인지 확실히 판단하는 것이다. >
그러므로 참된 양심은 사람다운 행위에 가까운 규범이기 때문에 그가 명하거나 금하는 것은 그대로 따를 의무가 있고 할 수 있다고 허락이 나면 그 명령에 따를 뿐이지 다른 의론과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러면 사랑이 다 영심적이고 옳은 일만을 하느냐 하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옳고 참된 양심이 있는 반면 그릇된 양심이란 거짓을 참으로 알거나 옳은 원리에서 거짓 결론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그릇된 양심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①가항력적(可抗力的) 그릇된 양심과 ②불가항력적(不可抗力的) 그릇된 양심이다 ①온 사라밍 어떤 사실에 대해서 등한하기 때문에 잘못을 버리지 못하거나 알고서 고집하거나 의심이 나는 것을 풀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어떤 일에 있어 악인지 아닌지 모르면서 의심상태에서 행하는 것은 악이라도 좋다라는 결론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죄가 된다.
②는 불가항력적 그릇된 양심인데 이럴 경우에는 그릇된 양심을 따라야 한다. 행동하는 개인에 있어서는 참된 양심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금육제인 줄 확신하는 사람은 그날 금육제를 지켜야 한다. 만일 지키지 않으면 죄가 된다. 즉 행동하는 주체의 확신에 딸린 것이다. 사무원을 신부인 줄 믿고 욕을 했다면 욕한 죄 외에 독성죄까지 겸한다.
예를 하나 더 들겠다. 제6 계명은 행동으로 범해야 죄가 되고 생각만으로는 죄가 안 되는 줄로 확신했다면 그런 생각을 했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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