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달레의「朝鮮 敎會史가 빠리에서 발간된 지 꼭 1백 년이 되는 해이다 」「조선 교회사」는 그 내용이 자세하고 훌륭함에 있어서나 우리나라가 외국과 국교를 맺기 전에 출판되어 조선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다대한 역할을 한 한국 관계 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거니와 선조들의 휼륭한 신앙적 유산을 전승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더없이 귀중한 유품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놓고 과연 달레가 저자이냐 복자 다블뤼 안 주교님이 저자이냐 하는 얘기를 가끔 듣게 되는데 거기엔 그만한 사연이 있고 보면 나 같은 사람은 때로 다블뤼 안 주교님을 저자로 말하고 싶은 심정을 감출 수 없다.
1846년 10월 12일 목선 라파엘호를 타고 선장인 복자 김대건 신부의 인도로 천신만고 끝에 조선 땅을 밞은 다블뤼 안 신부는 10년 후인 1857년 3월 25일 교우 집에서 비밀리에 베르뇌 장 주교님 집전 아래 주교품에 오른다.
그 후 그는 새로 탄생한 조선 교회의 걸어나온 역사와 특히 순교자들의 기록을 엮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순교 현장과 그 후손들을 찾아 불철주야 7년을 헤매인 끝에 순교자 150명의 행적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1862년에 이르는 이 7년간 일곱 권에 달아는 조선 교회사 자료를 불어로 기록하여 그 해 10월「빠리」로 보내는 한편 한문과 조선말로 상ㆍ하 두 권의 책을 꾸몄는데 원책은 1863년 불에 타 버렸고 그 사본도 병인박해 때 흩어지고 말았다.
달레 신부는 다블뤼 안 주교의 기록과 다른 신부들의 편지 등 기타 자료를 토대로 43세이던 1872년부터 조선 교회사 편찬에 착수 2년 만인 1874년 그 자신은 한 번도 가본 일 없는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과 그 교회에 관한 1천1백70페이지에 달하는 상ㆍ하 두 권의 큰 책을 완성했던 것이다.
달레 신부는 머리말에서『이 교회사를 읽어가면 다블뤼 주교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그의 일을 완성하였던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록한 것을 보아도 이 책을 편찬함에 있어 주로 사용한 자료는 다블뤼 안 주교가 번역하여 보낸 사료임을 알 수 있다.
때로는 한 두 가지의 자료를 모으기 위해 홀로 3개월씩이나 산간 벽지를 헤메이던 다블뤼 안 주교.
결국 그는 21년 전교 끝에 1866년 3월 30일 충남 대천 앞바다「갈매못」에서 순교했지만 그가 심혈을 기울여 기록한 선조들의 숨결은 지금도「조선교회사」안에 살아 있다.
다블뤼 안 주교는 처형장 압송길에 또 하나의 유품을 남겼는데 지금 두산성당에 옮겨 보존되어 있는「복자바위」는 그가 처형길에 앉아 쉬며「진리의 열변」을 토했던 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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