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우리 모두가 오늘의 어두움에 눈을감고 민족의 고통을 외면해버린다면 우리는 예수의 이름을 입에 올릴 수 없다』고전제.『불의에 대한 명백한 거부, 그리고 형제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그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구체적인 참여가 바로 사랑』이라고 천명했다.
성탄메시지<금문 2면>를 통해 이같이 강조한 김추기경은 『예수께서는 그누구보다 어두움을 직시하고 오직사람으로 그 어두움을 거슬러투쟁하셨고 백성들의 고통을 자신의 온삶으로 끌어안으셨다』고 밝히고『오늘의 우리사회도 분명 극심한 고통과 짙은 어두움이깔려있으나 사회는 이를 들추어내는것을 꺼내려하고 조용히 묻어두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추기경은『지식인들도 언론인들도 사법인들도 그리고 종교인들도 「예」와「아니오」를 분명하게말하지않고있다』고 개탄했다.
『부조리와 모순에 가득찬 현실을 바라보고 침묵하지못하는 수많은 젊은이들, 6ㆍ25전쟁을 체험하지않은 젊은 그들이 설사 사회주의적 이념과 이론에 쉽게 기울어졌다하더라도 그 젊은이들은 우리가 가르치고 키워가야할 우리의 아들 딸들이지 우리의 원수는 결코아니다』고 단언한 김추기경은『아니라의 젊은 아들딸들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그토록 쉽게 용공좌경으로 그들을 몰아세우고 형벌을 덮어씌우지 못할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추기경은 또『한편에선 신축아파트들이 남아돌고있는데 도시재개발로 보금자리와 일터를 빼앗긴 철거민들은 갈곳이 없어 거리에서 방황하며 한과 눈물로 겨울을 나고있다』면서『재개발로인한 그엄청난 이익은 다 어디로갔느냐』고 방문하고『단시일에 큰 업적을 이뤄놓으려고하는 물질주의적 개발,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과 희생을 강요하는 그러한 개발은 이사회를 병들게하고 차별과 소외와 증오를 가증시켜갈뿐』이라고 경고했다.
『이 칠흑같은 어둠과 맞서신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했는가』라고 반문한 김추기경은『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참으로 무력한 갓난아기의 보습이었다』면서『이 갓난아기의 연약하고 지순한 생명이야말로 세상의 죄악을 몰아내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셨다』고 설파했다.
김추기경은『아기예수의 티없는 모습이야기말로 하느님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이들까지 용서하며 당신과 화해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는 한없는 자비의 표현이었다』고 말하고『마굿간의 구유에서 해골산의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처절하게 자신을 비우신 그리스도의 사랑, 빈마음에서 흘러넘치는 사랑으로 그리스도께서는 어둠과 권세를 쳐이기셨다』고 역설했다.
김추기경은 끝으로『그리스도께서 우리안에 계시고 우리가 그리스도안에 살아가는한.또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며 그분의 사랑으로 무장할때 우리는 반드시 모든 어두움을 극복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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