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
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려 오시는 구세주, 오늘 이 자리에 태어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온 국민에게 더욱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주실것입니다
■ 개헌 둘러싼 대립은 미래의 불안 가중시켜
친애하는 형제 자매여러분.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볼때 우리에게는 보람있는 일도 있었고, 또 동시에 가슴을 조이는 불안한 순간들, 부끄럽고 안타까운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얻은 기대 밖의 성과, 운동선수들의 분전에 보내는 열렬한 환호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신감을 갖기도 했습니다. 국제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너무나 가슴아픈 일들을 수 없이 겪어왔습니다.
개헌 정국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극단적인 대립과 독주는 우리 모두에게 이나라의 내일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불안을 가중시켜 왔습니다. 바로 이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은 묵살당하고, 그소박한 요구가 반영될 길은 어디에도 힘을 과시할수 있는 사람들의 논리가 그 힘으로써 입증될 뿐입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일은 또어떻습니까? 수출이 늘고 경기가 호전 되었다고 하나 그혜택은 누가 받는 것입니까?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을 일해도 기본생계비에 미치지도 못하는 봉급을 받는 근로자들의 생활이 향상되고 있습니까? 아니면.산더미같은 부채에 짓눌려사는 농어민들의 처지가 나아지고 있습니까? 국민들 가운데 상대적인 빈곤감과 위화감이 날로 커져가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부조리와 모순에 가득찬 현실을 바라보고 침묵하지 못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때로는 그들의 순수성 때문에, 때로는 그들의 외골수 이상 때문에 집단 연행, 투옥되고, 용공좌경분자로까지 낙인찍혀 왔습니다. 6ㆍ25 전쟁을 체험하지 않은이들이 설사 사회주의적인 이념과 이론에 쉽게 기울어졌다하더라도, 그 젊은이들은 우리가 가르치고 키워야 할 우리의 아들 딸들이지 우리의 원수는 결코 아닙니다. 그들이 대학에 들어간지 한 해가 채못되어 소위 극단적인 노선으로 치달았다면 그 책임은 모순 덩어리인 국가현실과 체제를 조금도 개혁하지 못하고 또 그들을 올바로 가르치지 못한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이나라의 젊은 아들 딸들에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그토록 쉽게용공으로 좌경으로 그들을 몰아 세우고 형벌을 덮어 씌우지는 못할 것입니다.
■ 전시행정 위한 개발은 차별ㆍ소외ㆍ증오 심화
한편에선 신축 아파트들이 남아돌고 있는데, 저 도시 재개발로 보금자리와 일터를 빼앗긴 철거민들은 갈곳이 없어 거리에서 방황하며 한과 눈물로 겨울을나고 있습니다.재개발로 인한 그 엄청난 이익은 다어디로 가고, 삶의 터전을잃은 주민들은 방 한칸 세들 여유가 없어 천막으로 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개발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인간을 위한 개발이고 전인간적인 개발이어야 합니다. 단시일에 큰 업적을이루어 노으려고 하는 물질주의적 개발, 한갓 전시행정을 위한 개발.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과 희생을 강요하는 그러한 개발은 이사회를 병들게하고 차별과소의와 중오를 가중시켜 갈뿐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이세상에 오시는 기쁨을 노래하여야 하는 이 순간에 우리는 왜이렇게 현실의 어두움을 말해야 하겠습니까? 우리주예수께서 어떤 모습으로 이세상에 오셨으며 어떻게 사셨는가를 우리는 가슴에 새겨야 할것입니다.
예수께서 탄생하실 무렵 이슬라엘은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서 엄청난 세금징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중 삼중으로 부과되는 세금을 도저히 감당할 길이없어 농토를 버리고 고향을 버리고 먹고 살 길을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이 때 로마황제 아우구스또는 새로운 세금원을 추적하기위해 호구 조사령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압제에 견디다 못해 어떤 이들은 무기를 들로 싸웠지만 많은이들은 그런 힘도 없어 묵묵히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압제에 협력하고 착취를 인정하는 대가로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안락과 출세를 보장받고있었습니다. 그들은 불의한 현실 속에서 억압당하고 있는 백성들의 고통을 묵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두움 속에 살면서도 그 어두움을 인정하지 안았습니다. 자신들의 죄상을 덮어주는 그 어두움이 구원의빛으로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이 어두움 속에 오신 구원의 빛이셨습니다. 방한칸 구하지 못해 마굿간에서 탄생하신 우리 주 예수께서는 가장 힘없는 사람들, 온갖 고통을 묵묵히감내하는 사람들 사이에오시어 그들과 함께 사셨습니다.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며,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주께서 나에게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보게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가 4.18~19).
■ 그리스도는 구원의 빛
형제 자매 여러분.
에수님께서는 무기와 폭력으로 싸우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누구보다도 어두움을 직시하고 오직 사랑으로 그 어둠을 거슬러 투쟁하셨습니다. 그 분은 백성들의 고통을 자신의 온 삶으로 끌어안으셨읍니다. 어두움에속한 이들이 파묻어 버리려했던 사회의 불의와 부정, 지배 계층의 위선과 거짓을 고발하고, 또한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 나병환자들, 불구자와 창녀들, 억눌려 사는 사람들과 사귀며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낫게 하심으로써 세상의 어둠을 이기셨읍니다. 만은 이들은 어두뭉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예수님을 증오하였고, 드디어는 십자가에 못박아 그 분을 제거하였습니다.
오늘의 우리 사회도 분명 극심한 고통과 짙은 어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이를 들추어 내는 것을 꺼려하고 조용히 묻어두고 싶어합니다. 진리를 식별할 능력이 있는 언론인들도 정의를 실현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 사법인들도,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증거자가 되어야 할 우리 종교 인들도 『에』와『아니오』를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가 이렇게 오늘의 어두움에 눈을감고 민족의 고통을 외면해 버린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을 입에 올릴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감히 고백한다면 우리는 그분과 함께 어두움에 맞서 대결해야합니다.
무력이나 힘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보여주신 그사랑과 진실한 이웃 사랑으로 세상의 어두움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사랑은 막연한 동정이나 연민이 아닙니다.불의에 대한 명백한 거부.그리고 형제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구체적인 참여가 바로 사랑입니다.
■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어두움 물리쳐야
우리를 뒤덮고 있는 어두움이 너무 두텁고 넓어서, 우리는 때로 좌절과 체념에 빠질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세상에 오셨을때에도 그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어두움은 참으로 말할수없이 두터워칠흑같은 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정치, 경제의 곤경만이 아니라 민족적으로 종교적으로도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여 그어느 곳에서 빛이 열린 가망이라곤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칠흑같은 어둠과 맞서신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참으로 무력한 갓난아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갓난 아기의연약하고 지순한생명이야말로 세상의 죄악을 몰아내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죄악의 권세에 짓눌려 사는 불쌍하고 힘없는 모든 백성들의 고통에 송두리째 동참하여 모든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구원하시려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는 지고의 표현입니다.
아기 예수의 이 티없는 모습이야말로 하는님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이들까지 용서하시며 당신과 화해할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는 한없는 자비의 표현이 었습니다. 마구간의 구유에서 해골산의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처절 하게 자신을 비우신 그리스도의 사랑, 빈 마음에서 흐르는 이넘치는 사랑으로 그리스도께서는 어둠의 권세를 쳐이기셨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안에 계시고 우리가 이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한또 우리가 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며 그분의 사랑으로 무장할께, 우리는 반드시 모든 어두움을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오늘 여기에 탄생하신 주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와 축복이 온 나라와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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