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음은 평신도들의 교회참여문제인데 혹시 기혼자들이 서품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꽁=평신도들의 교회참여문제는 오늘날 많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족한 사제들을 보충하기 위해서 성당에서 결혼 주례ㆍ장례 주례 성체 분배 등 현저하게 그 활동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의 서품문제는 내 생각으로는 머지않은 장래에 기혼자들의 서품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건 틀림없습니다.
박=이젠 요즈음 말미암은 교회일치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신학적으로 보아 교회 일치에 제일 큰 장애가 무엇입니까?
꽁=그것은 첫째로 교황의 수위권 문제입니다. 여러 가지 신학적인 어려운 점, 예컨대 성모 마리아 문제라든지 성체교리라든지하는 문제는 어느 정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교황제도 문제 앞에서는 언제나 큰 장애물로 나타납니다. 바오로 6세께서도 여러 번 말씀하시기를『나는 내가 교회일치의 장애물 제일호라는 것을 잘 안다』고 했습니다. 교황문제는 프로테스탄트와도 문제이지만 정교회와도 큰 문제입니다. 프로테스탄트와의 문제는 신품성사 즉 교역자들의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현대 우리 사회에 흐르고 있는 무신론적인 사상에 대해서는…
꽁=한마디로 규정하긴 퍽 힘듭니다.
왜냐하면 무신론에서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으니까 말입니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경향은 자연과학의 발전과 함께 신앙문제를 어떤 과학적인 견지에서 보려고 하니까『알아들을 수 없다』고 나서는 실은 그들 대부분을 불가지론자들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우리 주위에서 종교적인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대두되는 대중적인 무신론인 경향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고 교회에서는 특별히 여기에 대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곳 불란서의 경우를 볼 것 같으면 조그만 애들도 아무런 판단과 지능적인 능력 없으면서도「하느님은 없는 거야」하고들 나오니 큰 문제입니다.
박=오늘날 신학계에서 새로운 신학 경향이라 할까 해서 정치신학이니 혁명신학이니 하는 이들이 많은데 현대적인 신학 사조를 어떻게 보십니까?
꽁=사실입니다. 특히 독일에서 정치신학이란 말이 나돌고 혁명신학은 주로 남미 계통에서 떠들고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종합해서「해방신학」(Theologi a de la liberation)이란 용어를 쓰고 싶습니다. 오늘날 정치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사회정의 정치도덕 기아해방운동 등등으로 미루어 보아 오늘 이 시대에 인간은 영원한 구원의 길로 가기 전에 먼저 사회 부정에서 해방이 필요하고 독재정치하에서 자유를 찾는 것이 필요하고 기아에서「해방신학」은 곧 인류의 영원한 구원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로서는 오늘날 문제되는 것은「해방신학」이라고 봅니다.
박=감사합니다. 끝으로 신부님께 한국을 어떻게 보시며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꽁=(미소를 지으면서) 저는 오늘 한국 신부인 당신을 처음 만나서 얘기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에 대해서는 선교사들의 전교 사항을 약간 알뿐 별로 모르고 있습니다. 꼭 제가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발전하는 한국 교회의 그 생생한 신앙을 끝까지 보존해서 특히 이웃나라 중공 그리고 북한 형제들에게 신앙의 증인이 되어 달라고 하고 싶을 뿐입니다.
박=제가 당신을 한국에 초대하면 수락하시겠습니까?
꽁=(껄껄 웃으면서) 너무 멀고 값이 비싸지 않습니까? 실은 제가 동양에 갈 기회는 여러 번 있었으나 가지 못했습니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왜 거절을 하겠습니까?
박=신부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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