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떤 경우에 하지도 않하지도 못하는 딱한 경우에 봉착할 때가 있다. 가령 두 가지 계명 가운데 서 있어 한 계명을 지키면 다른 한 계명을 못 지키게 되므로 그 어떤 것을 취하든지 죄가 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진퇴양난의 양심(CONSCIENTIAPERPLESCA)이라 한다.
주일미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성당엘 가면 중병환자를 방치하는 애덕을 거스리게 되고 환자를 간호하자니 주일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이럴 때다. 이런 경우에도 ①할 수 있는 대로 행위를 연기하고 신부나 교회에 밝은 사람에게 물어서 행할것이다. ②연기할 수 없는 급한 사정이면 그 중 가벼운 악을 택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죄는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악이기 때문에 택한 것이 아니라 비교적 선이기 때문에 택한 것이며 또 더 낫게 행동할 수도 없다. ③경중을 따질수 없는 경우라면 그 중 어떤 것이든지 마음대로 택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달리하기에 불가능하고 죄 구성에 요구되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확실한 양심이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판단할 때 그것이 틀림없이 없다고 단정을 내릴 만큼 그르칠 염려 없이 힘있게 판단을 하는 것이다. 참된 양심과 확실한 양심은 진리와 확실성 같이 서로 다르다. 진리는 객관적 면에서도 보는 것이고 사물이 실제 그대로 아무런 오류도 없이 파악되는 것이고 확실성은 주관 면에서 보는 것으로 그르칠 염려 없이 확신하는 것이다.
여기서 확실성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①절대로 확실성(Certitudo absoluta) 이것은 그르칠 염려와 그 가능성까지 없는 이유로 인해서 정신이 어떤 명제에(命題) 굳게 결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전체는 그 부분보다 크다」「불은 뜨겁다」등이다. ②성리적 확실성(Certitudo moralis) 누구의 권위나 중대한 이유로 인해서의심 없이 어떤 명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윤리성에 있어서는 다만 확실한 양심만이 행위의 규범이 된다. 확실하지도 않은 것을 죄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의심 상태에서 행위하는 것은 죄가 되더라도 좋다라는 결론이 된다.
고로 확실성 없이 행동할 수 없다. 윤리적으로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성리적 불완전 확실성만으로 족하다. 성리적 불완전 확실성이란 지혜로운 사람의 인정을 받기에 넉넉하리 만큼 중대한 이유에 의거하지만 그르칠 가능성 외에 반대되는 경한 이유도 없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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