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년째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부산 백금당 강도사건의 주인공 김종수(베드로) 씨가 올바른 삶의 참회록「벽돌집」을 써서 세상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더니 이번에 또「속(續) 벽돌집」을 출간했다.『내 아내 순이(동구 초량 3동 631의 2에 사는 최무순 여인을 가리킴)는 사랑이란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15척 벽돌집에 갇히던 그날 비로소 그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책 첫 머리에 쓴 김 씨는『우리는 이제부터…』라고 말하면서 희망의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었다.
지난 72년 1월 22일 첫 출간한「벽돌집」은 김 씨가 영세를 받은 후 8년 동안 모범수로서 매일 같이 아내에게 보낸 참회의 편지 1천여 통을 수록한 데 비해 이번에는 수형자의 한 아내인 최 여사가 어린 자식(중학 3년 국민학교 6년)과 늙은 어머니의 뒷바라지를 위해 술자리에서 억지웃음을 팔면서도 굳세게 현실을 혜쳐가는 억척 같은 생활력과 15척 붉은 벽돌집 안에서 참회와 속죄에 몸부림치는 민간의 본성과 희망을 갖게 한 장한 아내상(像)을 차분히 그려 주고 있다.
3월 15일 밤 7시「속 벽돌집」출판 기념식이 시내 광복동 신신예식장 2층에서 크게 베풀어졌는데 그를 아끼고 뒷바라지해 온 1백여 명의 인사와 교도관들이 그를 격려하고 있었다.
이 틈바구니에서 손님 접대를 하던 최 여사는『남편이 일시적인 실수로 자유 없는 벽돌담 안에서 복역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나의 본의아닌 직업전선에서의 이 생활도 역시 비록 높은 담은 없을지라도 꼭같은 수형자의 생활 바로 그것이었습니다.』라고 눈물어린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날 한수천 부산교도소장은 김종수 씨의 책을 어루만지며 교도 행정의 알찬 보람이며 최고 성과라고 칭찬했으며 지금까지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가지고 김 씨의 가석방 운동에 앞정서 온 박찬종(공화당) 의원은『당시 재판 상황이 군법회의에서 취급되었을 때라 1심 판결만으로 3심을 거치지 않고 형량을 확정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김씨는 마땅히 가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그동안 최 여사가 어린 자식들이『왜 우리 아버지는 집에 계시지 않습니까』라고 다그치게 물을 때 아버지는 배 타고 외국 가 계신다고 속이며 살아온 역경의 생활 11년 그 자체는 믿음과 인내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고들 평하고 있다.
이날 특별 귀휴 4일을 받고 검은 색 싱글을 단정히 입은 김 씨와 회색 한복 차림으로 기쁨을 눈물로 씹어 삼키는 최 여인이 나란히 손을 잡고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에게 모두들 복된 서광이 비춰 주길 기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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