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성은 제2의 천성이라고 한다. 인간이란 생활함에 있어서 어려서부터 어떤 행태를 배워서 그 양상대로 생활하기 때문에 습성이란 끈질긴 것이다. 속담에도『세 살 때의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라고 했다.
따라서 인간의 행태을 연구하는 사회자나 사회심리학자들 사이에는 수10년을 두고 내려오는 주요론쟁의 초점이 인간은 견전으로 결정되느냐 아니면 환경(後天的敎育)으로 결정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계속하고 있으며 아직도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을 것이다. 그러므로 후천적 교육 또는 습성화는 인간을 어떤 형으로 결정하느냐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가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높은 교육열은 가상할 만한 일로 국가나 학부모들은 교육을 위해서 아낌 없는 투자를 희생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그런데 크리스찬으로서 복음을 전할 의무는 당위이다. 이전한 때에는 신자로서는 하느님을 믿고 교회에서 가르치는 바를 충실히 따르면 신자로서의 의무는 다한 것이며 복음전파는 오직 사목자들만이 해야 할 것으로 알고 있었던 때도 있었다. 따라서 신자들은 소극적 수동적 신앙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였었다.
그러나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는 이러한 신앙생활이 불완전한 신앙생활임을 밝힘과 동시에 모든 신자들은 평신도 사도직의 의무를 갖고 있음을 명백히 규정하였다. 따라서 신자라면 사목자나 평신자를 막론하고 복음 전파에 힘쓸 의무가 있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복음을 전파하는 일이란 교회에 나가서 기도를 바치거나 예비신자들을 가르친다거나 또는 환자들을 방문하는 등 좁은 뜻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좀 더 넓은 뜻으로 복음전파를 알아듣는다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바치는 모든 행동은 곧 복음을 위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인용한다면 복음의 뜻이 좀 더 잘 이해되리라 믿는다. 바오로 사도는 꼬린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기를『누구나 무슨 일이든 할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무슨 일이든 해서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무슨 일이든 할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먹든지 마시든지 그 밖의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일을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라고 하셨다. (꼬린토전서 10장 23~34 31~32절) 즉 우리는 악만을 제외하고 모든 일을 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바칠 수 있다.
좁은 뜻의 복음화는 시간적 재정적 환경적 제약을 많이 받게 되지만 넓은 뜻의 복음화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언제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어서 우리는 쉽게 복음화 운동에 참가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생활 전부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바침으로써 하느님의 복음 전파를 간접적으로나마 도와야 할 것이다.
한 예를 들자면 온 천하가 다 알아 존경하여 마지않는 성녀 소화데레사는 전교 지방에 나가서 일하기를 열망하였으나 뜻이 이루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성녀는 열심한 기도로서 전교사업을 도왔기 때문에 후일 전세계적 전교회의 대주보로 추천되었다.
또한 성녀 소화데레사의 일화 중 한 토막을 기억한다. 즉 수녀원에서 세탁할 때에 어떤 자매는 옆사람에게 물을 튕기는 버릇이 있었다 한다. 따라서 다른 자매는 그 자매 옆에서 세탁하기를 꺼렸으나 성녀 소화데레사는 남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 자매 옆에서 세탁을 하면서 튕기는 물을 기쁜 마음으로 받되 이 싫은 일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바쳤다 한다.
후일 이런 사연을 알게 된 그 자매는 세탁시에 조심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하찮은 일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바쳐질 수 있다. 또한 성녀 소화데레사는 청소를 하는 일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바치기로 하고 하기 싫은 청소를 기쁜 마음으로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성녀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거나 모든 일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한 복음의 실천가가 되었던 것이며 따라서 후일 전세계가 존경하여 마지않는 성녀가 되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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