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숙한 메시지, 놀랍고 장하여라
-가톨릭신문 창간62주년에 부쳐
신중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로마서 10, 15>
이 땅에 하느님 사랑의 섭리하심은 그저 오묘할 뿐이어요.
성신의 뜨거운 숨결 뒷전에서 방황하던 겨례가
旧王朝 어느 해에 스스로 눈떠
薄氷의 시대에 自生敎會를 세우고는
그로부터 삼천리 방방곡곡에 빛을 비추더니,
또 日帝下의 어둔 질곡 속에서도 달구벌의 한 평신도 단체가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주의 그 가르침에 따라
1927년 4월 1일 월간 「천주교회보」를 창간함으로써
온누리에 빛을 고루 뿌렸어요.
이 홍보매체가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어
오늘날의 「가톨릭新聞」으로 성장했읍니다.
세상이 험난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목말라 하는 법인가요.
겨자씨만한 믿음이 자라
드디어는 산을 움직이게 하는 신앙안에서
이 하느님의 조그마한 도구도
조선 땅을 생명수로 적시고 넘쳐
중국ㆍ일본ㆍ하와이까지 보급되는가 싶더니,
1949년 복간 후엔 祖國聖化라는 벅찬 사명감을 보탠 뒤
이제는 미주ㆍ남미ㆍ유럽 일각까지
하느님 말씀, 한국교회의 힘찬 맥박을 널리 전하는 소리를 내게 되었지요.
예순 두해 연륜의 쌓임엔 향기가 나지요.
有限한 인생에선 耳順이라 하여
이맘쯤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기에 이르렀다지만
인류 구원의 긴 역사 속에선 비로소 바로 알고 바로 말하고
그리하여 진리를 증언하는 格調가 마련되었음을 뜻하겠지요.
亡國의 그늘에선 신앙활동의 반사경으로
6.25동안 후에는 교회 공동체의 活力素로,
또 거듭된 軍事독재 체제에선
역사현실에서 고통당하는 이들 편에 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그리스도의 지팡이로
일관해 온 신뢰의 표상.
아, 예순 두해 동안 익어 온 말씀 항아리.
이 나라 천주교인들은 「가톨릭新聞」지상을 통해
하느님의 계시, 구원 계획에 눈뜨고
교황님의 교리 가르침에 귀 기울이며
교구의 사목방침, 급변하는 정보사회 속에서
교회의 여러 소식을 접하므로 생명의 지식을 걸러 마시지요.
오랜 세월의 해묵음으로
古雅한 색조를 띠는 香油그릇,
숱한 난경을 온몸으로 받은 후의 가라앉은 깊이.
하느님 公義를 대변하는
저 바로선 活字와 행간의 默示를………
싸락눈 내린 뜨락에
우표를 달고 떨어져 있던 신문 접지가
속잎 돋는 이 새봄날에는 배꽃 망울지는 나뭇가지에 걸려 왔어요.
금요일 아니면 토요일엔 어김없이
신비의 소식을 전하는 「가톨릭新聞」과의 만남,
旧敎友를 만나듯, 혹은
좋기만한 형제를 주일날마다 대하게 되듯
집에서 맛보는 이 반가운 遭遇!
늘상 새로운 지면으로 다가오던 나날 가운데
그대 어느새 예순 두해 해를 거듭했던가.
원숙한 메시지의 무게, 놀랍고 다만 장하여라.
-이 겨례에 하느님의 섭리하심이
이렇듯 오묘할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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