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말 천주교 전래의 과정에서 103명의 복자를 비롯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순교자가 있었다. 그 순교의 그늘에서 천주교는 한국 정신사상의 한 지위를 차지했다.
이조 말에 간행된 천주교 교리서인「성교 백문답」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들이 있다.
<문>천주 몇이 계시뇨.
<답>=천주 오직 하나이시니 나라에 임금이 하나이요 집에 주장이 하나 있음과 같은지라.
<문>=국왕의 법률은 사람의 마음 죄를 금치 아니 하거늘 어찌하여 천주는 이에 탐함과 원함을 금하셨느뇨.
(천주십계 중 남의 아내를 원치 말며 남의 재를 탐치 말라 한 것을 말함)
<답>=국왕은 마음 죄를 능히 아지 못하는 고로 금치 아니 하거니와 천주는 오직 선악의 미한 생각을 밝히 보시는 고로 답과 원을 반드시 금하시나니라.
<문>=천주십계 도무지 무슨 뜻이뇨.
<답>=두 가지 뜻에 돌아가니 주를 만물 위에 사랑하여 차라리 만고를 받을지언정 감히 범죄치 못함이요. 또 사람 사랑하기를 자기 같이 하여 자기에게 베풀고자 아니 하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못함이니라.
<문>=마귀 능히 사람을 강박하여 악을 행케 하느뇨.
<답>=악을 행함이 사람의 자주장으로조차 하는지라 마귀 능히 유감할 뿐이요 강박치 못하나니 천주 마귀의 유감을 허락하심은 사랑의 선악을 시험코자 하심이니라?
이조 말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평민 대중은 정확하고 평이한 진리의 전범을 가지지 못하였다. 불교는 그 진리를 이해함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원견과 어려운 단문답이 개재되어야 했다. 유교 그리고 실학까지도 그것은 사대부 즉 양반계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천주교에 이르러서 진리는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위로는 국왕을 초월하여「만물을 내신」한 분 창조주를 사랑하고 아래로는 모든 사람을 자기 같이 사랑하며 국왕도 헤아리지 못하는 양심법을 명시하며 미신적 뭇역신에 의한 공포를 배제하고 다만 악의 유혹을 극복하도록 가르쳤다. 여기에서 우주의 참된 질서와 인간 구영의 길이 학자와 평민 일반 속에서 이해되기 시작했다. 진리의 생활화가 계급을 초월하여 대중의 바닥에 침투되었을 때 무려 1만여 명의 순교자를 내는 역사적 이변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천주교가 신앙의 자유를 획득하게 된 데에는 교회와 신자들의 순교적 신앙의에 또 한 가지 요인이 있었다. 그것은 프랑스와 포루투갈 등 서구 나라들에 의해 이미 가톨릭을 받아들인 청국과 일본의 경우가 국제적 관계에 있어 암력으로 작용된 것이다. 반외세 민중운동의 본거지가 된 동학은 천주교 교리의 신앙으로부터 감화를 받았으면서도 그의 세 개입의 요인에 반발하여 일어난 것이다. 그 뒤로 동학은 갑오 봉기와 항일 의병 투쟁의 단계를 거쳐 3·1 독립운동에 이르도록 민중 세력의 한 지도적 역할을 담당했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천주교보다 늦게 전래된 개신교가 구한말로부터 민족운동에 참여하여 오히려 주도적 위치에 오른 것은 크게 보아 기독교의 토착화를 위한 공헌이 되었다. 한편으로 천주교는 실학을 집대성한 석학 정다산(요한)의 학문을 비롯 이벽 정약전 이가환 최다묵(신부) 등의 독교설 및 천주가사들을 통하여 문화사적 지위를 과시할 수 있게 되었다. 다산은 한때 구명을 위해 배교를 약속했으나 뉘우치고 신자로서 선종했다.
과학·후생·민본의 추구인 실학과 우주의 질서 보편적 정의 인간 구영의 신앙인 천주교의 접합은 의의 깊은 일로서 거기에서 비롯된 문화적 내지文學的 작품을 거두는 것은 또한 매우 소중한 일일 것이다.
○다산의「식민시」와 기타 학자들의「천주가사」(한글 작품)
○일제하 정지용 중심의 가톨릭문학 제기
○해방 후 가톨릭 문학인의 현황과 창작적 실제(구상·김해수·홍윤숙·한무숙·김의진·장비위 등에 걸쳐서)
○「가톨릭문학」의「개념」과「문제의식」논의에 대한 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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