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술한 대로 악을 제외한 모든 행위는 곧 복음화와 직결되었다 하니 좀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복음이라면 흔히 좁은 뜻의 복음으로만 알아듣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께서 코린토 사람들에게 가르치신 대로 우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우리 본분의 일을 하면서도 능히 복음화 운동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았다. 즉 예를 들자면 학생들은 학업과 품행에 있어서 남보다 뛰어나게 우수함으로써 자연 남을 감화시킬 수 있으니 이는 곧 복음화와 직결되는 것이다. 즉 그 학생의 우수성이 곧 자기의 신앙 때문이라는 것을 남이 알게 되면 자연히 비신자들도 그 신앙이 어떤 것이기에 저렇게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교리를 알아보고저 할 것이고 드디어는 자기도 그러한 우수한 학생이 되고저 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행실도 별로 시원치 않은 학생이 복음화 한답시고 교회에 나오라고 쫓아다니며 입교를 권하며 성경책이나 교리책 등을 갖다 주는 일보다 얼마나 더 효과적일 것인가. 입교하라고 필설로 천만번 되풀이하기보다도 인격적으로 감화하여 스스로 자기 발로 걸어 들어오게 하는 이 복음 전파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생활 전부를 통하여 이렇게 복음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고 또한 이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이 방법이란 별다른 것은 없다. 자기 생활 습성 전부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헌함으로써 복음을 말로만 운할 뿐 아니라 실천으로 증포한다는 것이다. 즉 가정주부는 가정에서 훌륭한 주부로서 성실하게 봉사하면 될 것이고 의업인은 자기 맡은 바 일에 충실하여 탁월하게 원행함으로써 타인에게 모범이 됨은 곧 자기의 이웃을 감화 즉 복음화를 말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증포하는 것이다.
이런 뜻으로 우리는 우리 생활습성의 복음화가 절실히 요구되는것이다. 물을 마시는 일이 밥을 먹는 일이 그밖의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어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할수 있을까 하고 의아심을 품으신 분들은 좁은 뜻으로가 아니라 넓은 뜻으로의 복음화를 이해하면 쉽게 알아들을수 있을것이다.
우리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때때로 이런 현상들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 즉 어떤 훌륭하여 사회적으로 존경 받든 사람이 죽음의 마지막 순간에라도 대세를 받고 입교하였다면 이는 곧 사회에 큰 자극을 주어 적어도 교회에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많이 교회에 찾아옴을 보게 된다고 사목자들은 말한다. 즉 어떤 모범적 인사가 입교한다거나 대세라도 받고 별세한다면 평업 신앙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하든 사람들마저도 왜 그분이 죽음을 앞두고 생명을 다하는 결정적 순간에 입교하여 죽음을 맞이했을까? 죽음은 마지막으로 절망의 순간이며 이 세상의 모든 권세도 재산도 죽음 앞에서는 그렇게도 무력한데 어떻게 그분은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도 신앙만은 받아들이고 신앙 안에 자기 영혼의 평화를 찾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이는 곧 그 사람들에게 자기
생에 대한 자기 죽음에 대한 자기 신앙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반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당장에 영세입교는 안 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후일 죽음에 임박하면 그 모범적 인사처럼 평화 속에 죽음을 맞이하여 하느님나라의 영생에 참여하리라 하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라도 형성케 해 줄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일거일동 즉 생활 습성 전부가 복음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즉 우리의 모든 삶이나 죽음이 복음화될 수 있음을 알고 이를 충분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까지 무심히 행하는 모든 행동에 대하여 좀 더 반성하며 유심히 생각하고 행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좀 더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머리카락 하나하나라도 다 헤아려 두셨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우리의 행동을 모르실 것인가?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생활 습성 전부를 복음화하여 우리의 말뿐만 아니라 가능한 데까지 행동으로까지도 복음을 전하며 증거하여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름 같이 땅 위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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