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또는 몬테까지노 산 위에 수도원을 짓고서 수도자들을 위한<규칙>을 쓰기 시작함으로써 수도자의 외적 내적 형성에 힘을 기울였다.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인 것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바로 그의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곳에서 얻은 수도생활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수도원 문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또 수덕에 관한 글이나 옛 수도 규칙까지도 거의 다 통달해 있었으므로 성인이 수비야꼬와 몬테까시노 수도원을 다스리면서 직접 체험한 바들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건전한 사실주의 사상과 정확한 관찰력 및 조직적인 능력과 인간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소유하였다.
그 자신은 이상주위자였으나 항상 인간적인 약점과 개개인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려하였다.
그는 무엇이든지 명령하거나 훈계할 때에는 그것이 비록 외적생활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복음에 근거를 두었다. 그의 규칙서 안에는 이렇게 옛 전통과 새로운 사상이 잘 조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성인은 일정한 수도원 규칙과 아빠스의 통제하에서 기도하고 독서하고 일하며 복음을 따르고 하느님을 찾는 단체를 하느님께 봉사하는 학교를 세우려고 했다. 규칙에 의하면 수도원의 아빠스는 수도단체의 영신적인 면뿐 아니라 육체적인 것까지도 돌보고 이끌어 나갈 의무가 있다. 아빠스는 수도원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모든 존경과 사랑을 드리고 복종해야 한다. 성 베네딕또는 자신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의 상(像)을 아빠스상에 재현했다. 아빠스는 하느님의 계명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자신의 강요로 양들을 피로하게 만들거나 겁에 질리도록 하지 않고 약한 자는 동정하나 단체를 병들게 하는 지체는 사정없이 칼로 떼어내는 거룩한 목자라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집을 관리하는 데 있어 모든 것을 지혜로써 다스리고 보호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는 두려움보다 사랑 받는 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가르치거나 명령하기 이전에 깊은 고려가 필요하며 모든 일에 있어 분별과 중용의 덕을 지켜 약한 자의 사정을 잘 배려해야 한다. 수도원 내의 무슨 중대한 사정이 있을 때는 아빠스는 모든 수도자를 소집하여 의논한다.
이렇게 함은 주께서 때로 더 좋은 의견을 연소한 자에게 밝혀 주시기 때문이다.
이같이 성 베네딕또는 현대적 민주주의 사상과 대화의 필요성을 이미 그 시대에 실행한 분이었다. 수도자의 특별한 일은 성무일도를 바치는 것이다. 수도자는 단체로 천사들과 함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아름다운 전례를 통하여 찬미를 드리도록 불리움을 받았다. 기도 시간이 되면 각자 하던 일들을 중단하고 하느님 집으로 급히 달려가 성영을 노래하고 성서를 읽는다.
기도 다음으로 성인이 특히 권장하는 것은 독서와 연구이다. 식사시에도 책 낭독을 들으며 깊은 침묵 속에 서로가 봉사한다 성 베네딕또는 노동을 높이 평가했다. 안일은 영혼을 해치는 것으로서 수도자는 매일 주방·정원·농장 등 여러 작업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 성 베네딕또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표현한다면「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이다.
입회를 원하는 수도자에게 대한 여러 단계의 수련을 거쳐 발하게 되는 서약의 세 가지 내용에는 복음적 권고인 청빈과 동정과 순명의 서원 외에도 정주서원을 통하여 특별히 공동생활에 종속됨은 베네딕또회의 특색이라고 하겠다.
주요 덕행으로서 규칙은 수도자로 하여금 침묵 순명 겸손 인내와 사랑을 요구한다. 수도원은 가난한 자와 여행자들을 마치 그리스도와 같이 영접함으로써 특별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에게 봉사한다. 성인은 육신의 일에 대해서도 얼마나 자상한 배려를 하였는지 수도원 경리에 대한 장(章)에서 잘 묘사되어 있다.
이와 같이 명약관화한 규정으로 쓰여진 성 베네딕또의 성규는 곧 서방 수도원의 법전이 되었으며 다른 수도 규칙들의 거울이 되었다. 성인이 죽고 난 뒤 즉시 몬테까시노의 수도자들이 성인의 생애에 대해서 쓰지 않았음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성 베네딕또 자신은 자신의 업적에 대해서 그리 크게 생각지 않았지만 그의 업적은 언제나 길이 찬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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