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전을 전능하신 하느님과 또 일찍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 세상을 떠난 내 사랑하는 아들 야고보의 영혼 앞에 바칩니다』-사재 8백만 원을 털어 자인성당을 건립, 대구대교구에 기증한 김영민 박사(대구 성심이비인후과 원장)는 지난 3일 자인신축성당에서「성당 헌당식」을 갖던 날 14년 전 뜻아닌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악몽과도 같은 쓰라린 추억과 또 주님의 성전을 마련했다는 새로운 기쁨이 교차, 벅찬 감격에 목이 메었다.
김 박사는 1960년 10월 의사인 자신이 직접 놓은 포도당 주사로 아들 재갑(야고보·당시 9세) 군을 잃었다. 후에 그 주사약이 악덕업자가 생산한 조악품으로 변질된 것이란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사건으로 그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 한때 의사직을 떠날 생각까지도 했다. 그러나 주위동료 의사들의 끈질긴 권유와 남다른 신심은 끝내 그를 이 시련을 딛고 좌절감에서 헤어나게 했다. 대신 그는 앞으로의 여생을 하느님을 위한 사업에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 사업의 하나로 우선 성당을 건립키로 하고 장소 물색에 나선 김 박사는 당시 경산본당 주임 김동한 신부의 권유로 우선 68년 경산군 자인면 서부동 55번지에 연건평 20평의 공소를 지었다.
1년 후 김 박사는 다시 공소 옆 자리에 성당을 신축키로 하고 69년 4월 15일 연건평 1백여 평의 성당 건립에 착수했다. 성당을 짓기 위한 대지는 1백여 명의 현지 신자들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1천여 평의 땅을 구입, 적극적으로 협조에 나섰다.
교구청과 신자들의 뜨거운 협조로 단층 콘크리트의 산뜻한 새 성당은 그 해 7월 완공을 보았고 71년 10월 9백여 평의 담장 공사를 끝낸 다음 이어서 72년 12월 20평의 사제관을 완공, 그 해 12월 16일 초대주임 이성우 신부를 맞아 아들의 수호성인인 야고보 성인을 본당 수호자로 모시고 대망의 본당으로 정식 발족을 보았다.
그러나 그 후 사제관이 협소하여 73년 5월 2대 주임 강찬형 신부가 부임한 후 임학권 이열의 이홍건 씨 등 대구 시내 뜻있는 인사들의 협조로 그 해 9월 사제관 30평을 더 증축 야고보 성인 축일을 맞아 이날 헌당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서정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성당 축성식에 이어 가진 헌당식에서 서 대주교는『김 박사의 모범적인 신앙생활과 또한 교회활동에 헌신적으로 협조』해온 그의 공로를 높이 치하하고 감사장을 수여했다. 그런데 경산군 내 자인 남산 용성면 등 3개 면을 관할구역으로 하고 있는 자인성당은 용성 평기 등 2개 공소를 포함 4백 80명의 신자를 사목하고 있는데 앞으로 경북 동남부 지방의 복음 전파의 전초기지로서 앞으로의 활동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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