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크라네벗테르 신부(한국명=서기호)에 의해 번역된 독일어판(版) 한국 동화집「용왕의 진주」가 작년 가을 오지리에서 발행돼 최근 오지리는 물론 서독, 스위스 등 독일어 권역에 널리 보급되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디 신부가 번역한 것을 오지리에서 이름 있는 동화 작가 쿠르트 뵐풀린 씨가 내용을 가다듬은 이 동화집은 오지리「그라쓰」교구 굴지의 출판사인 스티리아社에서 출판했다.
1백20페이지에 호화 장정국판으로 발행된 이 책에는「흥부와 놀부」「햇님 별님 달님」「토끼와 거북」「진주와 거북」「금강산의 백호랑이」「토끼의 재판」등 우리들의 귀에 익은 한국 고유의 동화 23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 동화집은 역자가 오랫동안 한국에서의 사목생활을 통해 한국 고유의 사상과 전통 그리고 문화를 티없이 맑은 동화를 통해 고국 오지리에 소개키로 결심, 자료 수집하여 이번에 그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의 냄새를 물씬 풍겨 주고 있는데 6·25 사변을 전후하여 가난과 주림에 허덕이고 정서에 메마른 나라로만 알려진 한국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 주고 있다.
특히 수록된 동화의 주된 흐름인「권선징악(勸善懲惡)」의 사상은 동서를 막론, 다 같다는 데 현지 독자들은 놀라움과 호기심을 금치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의 신비와 문화적 전통을 이해하려는 사람들로 그 독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소식.
지금까지 중국 일본 등의 서적들은 독역본(獨譯本)이 많아 양국의 문학과 사상은 어느 정도 알려져 왔으나 한국 동화의 독역본은 이것이 처음으로 현지「그라쓰」교구는 물론 전국 각 교구에서는 각종 행사 때마다 이 책을 통해 신자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그 인기는 대단하다.
그런데 이 동화집에는 표지까지 총 19매의 삽화가 수록되어 한결 동양적인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쓴 흔적을 보이고 있으나 헤르만·바티스티 씨가 그린 이 그림의 대부분이「한국적」이 아닌 것이 흠이라면 큰 흠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이것은 한국 문화가 아직도 서구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데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는데 앞으로 문화계 관계자 및 행정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활약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보통 40~50실링이면 구입할 수 있는 그곳 동화집에 비해 호화 장정본인 이 책은 1백20실링(한화=2천4백 원)으로 엄청나게 비싼데도 어린이들은 물론 성인들까지도 계속 독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문학 작품의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